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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구원투수' 변창흠···'역대 최단기' 109일 만에 퇴장

입력 2021.04.16. 14:40 댓글 0개
작년 12월29일 취임해 3월12일 사의…3개월 장관직 수행
부동산 정책 기조 변화 주도…LH 투기 책임지고 사퇴
공공이 정비사업 주도 2·4 공급대책 과제 남기고 퇴장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역대 최단기간 재임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고 16일 쓸쓸하게 퇴장하게 됐다.

지난해 12월29일 국토부 제5대 장관으로 취임한 지 109일 만이다.

변 장관은 시장의 큰 관심 속에 취임했다. 24번이나 부동산 대책을 냈지만 뛰는 집값을 잡지 못해 부동산 정책 신뢰를 추락시킨 김현미 장관의 후임으로 등장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사실상 구원투수의 성격이 강했다.

수요를 억제하는 규제 정책의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는 상황에서 집값을 잡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고 학자로서 부동산 문제를 연구해온 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낸 변 장관이 적임자로 선택됐다.

변 장관은 취임 이후 한 달여 만에 2·4 공급대책을 내놨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놓은 변창흠표 대책이다. 2·4 공급대책은 공공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공공주도 공급정책이다. 도심내에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면서도 집값을 크게 자극하지 않는 방안이라는 게 변 장관의 생각이다.

이를 위한 세부 방안으로는 도심 공공주택복합개발사업,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 수도권 신도시 조성 등을 제시했다.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2·4 공급대책이 발표되기 전 0.10%까지 치솟았던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변동률은 공급대책 발표 이후 0.05%까지 계단식으로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실거래가 하락 사례도 잇따르면 뜨거웠던 시장 분위기가 진정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2·4 공급대책 중 하나로 내놓은 3기 신도시 신규택지 중 광명·시흥지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시 LH 사장이었던 변 장관에게 화살이 집중됐다.

특히 대부분의 사건이 변 장관 LH 사장 재임 시절 이뤄진데다 변 장관이 투기 의심 직원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여권 내부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커졌다.

3월 초 정부 합동조사단이 20명의 투기 의심사례를 확인했다고 1차 조사결과를 발표했고, 다른 3기 신도시에서도 비슷한 투기 의혹이 잇따르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변 장관은 결국 지난달 12일 LH 투기 의혹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변 장관에게 2·4 공급대책을 위한 후속 입법의 기초작업까지 책임을 다하라며 시한부로 유임을 결정했다.

변 장관이 3개월이란 짧은 재임 기간을 마무리 했지만 변창흠표 대책이란 이름으로 불려온 2·4 공급대책은 후임자 주도로 추진될 전망이다.

다만 추진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정부는 공급대책을 차질 없게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지만 정책 설계자인 변 장관 공백이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유임시킨 것도 부동산 정책 공백의 우려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변 장관 후임자로 기재부 출신의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을 지명했다.

갈등 조정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노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시장과 갈등의 여지가 있는 2·4 공급대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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