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갑자기 가슴이 심하게 아프면 어떤 병을 생각해봐야 하나요?

입력 2021.04.15. 16:28 수정 2021.04.15. 20:00 댓글 0개
홍영준 건강칼럼 전남대병원 교수

갑자기 가슴에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 어떤 병을 생각해봐야할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갑작스럽게 사망할 수 있는 병을 조기에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겠다. 급성 심근경색증을 포함한 급성관상동맥증후군, 대동맥 박리증, 폐색전증, 긴장성 기흉 등 생명을 위협하는 병을 정확하고 신속히 진단하여 빠른 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하며, 비심인성 (비심장원인) 흉통 환자 또는 위험도가 낮은 환자를 입원시켜 관찰함으로써 발생하는 의료의 과소비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흉통의 원인은 크게 심인성(심장 원인)과 비심인성으로 나누어 생각하거나 외상성과 비외상성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비외상성, 심인성 흉통 중 가장 중요하고 흔한 원인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이며, 그 밖에 치명적인 질환으로서 대동맥박리증과 폐색전증, 긴장성 기흉이 있어 이의 감별진단이 중요하다.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들은 지속적이고 심한 흉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흉통은 운동할 때뿐 아니라 휴식시에도 생기고 잠에서 깨어날 정도의 통증이기도 하며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의 투여에 반응하는 경우도 있으나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들은 가슴이 '조인다', '답답하다', '무겁게 짓누른다', '터지는 듯 하다', '타는 듯 하다', '뻐근하다' 등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환자들은 팔, 목 또는 어깨로 방사되는 통증 및 오심, 구토 및 식은 땀 등 동반 증상을 흔히 수반한다.

대동맥박리증은 조기에 내과적 또는 외과적 치료에 의해 높은 단기 사망율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긴급한 진단을 필요로 하는 흉통의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이다. 대동맥 박리증 환자는 갑자기 시작되는 터지는 듯한 통증이 등으로 뻗치는 것을 호소한다. 전흉부통증을 주로 호소하면 상행대동맥에, 등의 견갑골사이에 통증을 호소하면 하행대동맥에 병변이 있음을 시사한다. 다른 진단적 단서들로는 오른팔과 왼팔의 혈압차가 있으며, 국소적 신경장애 또는 맥박소실이 있거나 통증이 대량의 마약성 진통제에도 반응하지 않을 정도로 심한 경우가 많다.

폐색전증은 생명을 위협할 잠재력이 있는 비심인성 흉통의 또 다른 원인이다. 전형적으로 폐색전증은 호흡곤란, 빈호흡, 및 흉막성 통증을 동반한다. 산후, 수술 후, 장기간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 악성종양 환자에서 갑자기 시작된 호흡곤란은 폐색전증의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한다.

비심인성 흉통의 원인 중 또 다른 중요한 병 중 하나가 긴장성 기흉(공기가슴증)이다. 기흉은 폐에 생긴 구멍으로 공기가 새면서 늑막강 안에 공기가 차는 질환을 의미한다. 긴장성 기흉으로 인하여 심장이 반대편으로 밀리게 되고 이로 인해 대정맥이 꺽여지면서 정맥의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오지 못하여 쇼크 상태가 되고, 한쪽 폐가 갑자기 기능부전에 빠짐으로써 일어나는 응급상황이다. 즉각적으로 진단 및 치료를 하지 못하면 사망할 수 있다.

의사들이 응급실이나 외래에서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를 볼 때 허혈성 심질환과 비허혈성 질환을 감별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것은 허혈성 심질환을 의심하여 입원시킨 환자들의 50%가 결국 비심인성질환으로 판명되어 퇴원하게 된다는 사실로서 입증된다.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대동맥박리, 폐색전증, 긴장성 기흉 등과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가슴 통증에 대해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