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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일으키지 않겠다"···美, 대북 발언 '톤 다운' 주력

입력 2021.03.17. 04:20 댓글 0개
지난달 법무부 '범죄 연합체' 표현에 NSC 인사들 '발끈'
"배를 흔들지 말라"…정책 재검토 기간 '신중'
[서울=뉴시스]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7일 보도한 1차 시·군 당책임비서 강습회 사진. 2021.03.17.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정책 검토 기간 북한을 상대로 당분간 '톤 다운' 기조를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NBC는 16일(현지시간) 두 명의 고위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 바이든 행정부 보좌관들 사이의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 일부가 지난달 법무부의 북한 해커 기소 발표 당시 표현을 두고 불만을 제기했다.

법무부는 앞서 지난 2월17일 북한 해커 3명을 기소했는데, 당시 존 디머스 법무부 차관보가 북한을 '국기를 단 범죄 연합체(a criminal syndicate with a flag)'라고 표현한 게 문제가 됐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표현을 두고 바이든 행정부 고위급 국가안보보좌관들이 발끈했다고 한다.

당시 기소를 불과 며칠 앞두고 행정부에서 내부적으로 북한에 대한 공개 발언을 할 때 '톤 다운'을 하자는 합의가 이뤄졌는데, 디머스 차관보의 표현이 이 합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당 표현으로 법무부가 "북한에 적대감을 불러일으킬 위험을 무릅썼다"는 게 보좌관들의 시각이었다.

한 고위 당국자는 NBC에 "(법무부의) 단어 선택을 달가워하지 않았다"라고 당시 국가안보회의(NSC)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NSC는 법무부 측에 "북한을 도발할 것"이라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NBC는 이런 막후 분위기를 전하며 "북한의 핵 위협을 무시하는 게 최선인지, 아니면 정면으로 이에 부딪치는 게 최선인지에 대한 정부 내부의 긴장을 노출한다"라고 평가했다. NSC는 이번 기사에 별다른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대북 정책 재검토를 진행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만나며 외교를 펼쳤던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톱다운' 방식과 달리 외교 분야에서 실무 중심의 원칙적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행정부 내부에선 일단 정책 재검토가 이뤄지는 동안 북한을 자극할 경우 미국의 목표에 반하리라는 시각이 공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명의 당국자는 당분간 유지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을 "배를 흔들지 말라(don't rock the boat)"라고 요약했다.

한 당국자는 NBC에 "우리가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지 더 감을 잡기 전까지, 우리는 파도를 일으키지 않도록 노력할 것(we're trying not to make waves)"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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