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강기정 "고 박관현 선배도···" 미얀마 시신 탈취 데자뷰

입력 2021.03.08. 15:42 수정 2021.03.08. 18:58 댓글 0개
82년 신군부 경찰 병력 영안실 뚫고 들어와
"미얀마 참상 알려지는데도 고립 안타까워"
재한 미얀마인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미얀마대사관 인근에서 군부 쿠테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미얀부 군부가 진압 중 총에 맞아 숨진 소녀의 시신을 탈취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故 박관현 열사의 시신을 신군부가 강제로 탈취했던 현장을 회고했다.

강 전 수석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미얀마 군부가 태권소녀 치알 신의 무덤까지 파헤쳐 사인조작을 한다는 뉴스를 접하며 내 기억은 82년 어느 밤으로 거슬러간다"고 운을 뗐다.

그러며 "박관현 선배의 시신이 있던 전남대병원 영안실, 선배의 사인을 규명하라 외치며 우리는 선배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면서 "자정 무렵 영안실 벽을 뚫고 2개 중대 경찰병력이 들어와 시신을 탈취해간 것이다. 내 자식을 두 번 죽이지 말라는 어머니의 울부짖음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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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전 수석은 이어 "자신이 저지른 폭력을 더 끔찍한 폭력으로 은폐하려는 권력, 시신 탈취, 강제 부검 사건의 중심에는 늘 불의한 권력이 있었다. 그로 인한 고통은 세월이 지나도 아물지 않는다"며 "그날의 광주는 고립무원으로 피를 흘려야 했는데 지금 미얀마는 온 세계에 그 참상이 알려지는데도 고립 속에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박 열사는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故 윤상원 열사와 들불야학을 주도하는 등 노동·학생운동에 투신했었다. 1982년 광주교도소 수감 중 5·18 진상규명과 재소자 처우 개선 등을 외치며 단식투쟁을 하다 그 해 10월12일 숨졌다. 이삼섭기자 seobi@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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