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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막히고 피나고···비염 아닌 암일 수도 있다?
입력 2021.03.08. 18:30 수정 2021.03.08. 18:33 댓글 0개비염·축농증과 증상 유사해
조기발견 어렵고 진행 속도↑
경과 따라 방사선·항암 치료
50세 이상 고령층 검진 필수
◆비염 비슷 조기발견 어려워
코안의 빈 곳인 비강에 발생한 암을 비강암이라 하고, 비강 주위에 있는 동굴과 같은 부비동에 발생하는 암을 부비동암(paranasal sinus cancer)이라 한다. 부비동암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상악동암, 사골동암, 전두동암, 접형동암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18년 국내에서 발생한 암 환자는 24만3천837명이다. 이중 비강·부비동 등 암 발생자수는 398명으로 0.15%에 불과하다. 통상적으로 비강과 부비동 암은 전체 악성 종양의 약 1%, 두경부암의 3~5% 빈도로 발생하는 드문 종양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부비동 암은 50대 이상 고령층에 주로 나타났다. 10대 8명, 20대 13명, 30대 23명, 40대 42명, 50대 85명, 60대 90명, 70대 80명, 80대 57명 등이다.
이처럼 희귀한 종양이지만 증상이 부비동염(축녹증)과 비슷해 조기발견이 어렵고 먹고 마시고 숨 쉬는 눈이나 뇌, 구강과 같은 중요한 신체 부위와 인접해있어 일반적으로 예후도 좋지 않다. 전문가들은 비강 및 부기동 암의 초기 증상이 축농증과 유사해 외래에서조차 조기 발견이 어려운 만큼 이상증상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이비인후과 검진을 받을 것을 당부한다.
◆코막힘 가장 흔한 증상
조기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발병 초기에는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비염이나 비부비동염 등의 염증성 질환과 비슷해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환자들이 진료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암 발견 당시에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비강과 부비동 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코막힘이며 그 외에 통증, 코피, 콧물, 얼굴 종창, 감각 이상, 복시, 안구 돌출, 치통, 개구 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만일 50세 이상의 고령층에 반복적으로 지속되는 한쪽 코막힘, 콧물, 코피 등의 증상이 있으면 비강 및 부비동 종양을 감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코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해 치료에 대한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진단은 코 내시경 검사와 컴퓨터 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은 영상 검사로 종양의 유무와 진행 정도를 확인한다. 의심되는 병변이 발견되면 주로 외래에서 내시경을 이용한 조직검사를 시행하는데, 병변이 깊은 경우에는 입원해 수술장에서 조직 검사를 시행해야 되는 경우도 있다. 이 밖에도 전신 전이 검사로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비강과 부비동암의 원인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지만 용접이나 나무 등의 작업 환경 또는 직업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흡연과 음주는 두경부암의 가장 흔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나, 비강과 부비동 암에서는 아직 명확한 상관관계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진행 속도 빨라 검진 중요
비강과 부비동암의 치료는 크게 수술, 방사선 치료 및 항암 약물 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 악성 종양의 발생 부위와 진행 정도, 안구나 뇌와 같은 중요 구조물의 침범 여부에 따라서 이들의 단독 혹은 병합 요법을 적절히 선택하게 된다.
암의 조직학적 양상 등에 따라 환자의 경과는 다양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비강과 부비동암의 자체 발견이 늦고 종양의 진행 속도가 빠르며 효과적인 치료법이 아직 완전히 확립되지 않아 예후가 좋은 편은 아니다. 1960년까지 30년간 전체적인 치료 성공률은 28%였다. 이후 적극적이고 근치적인 두개저수술과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시행하고, 한층 발전된 진단영상기법을 통해 종양의 범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져 90년대에는 전반적인 생존율이 51%까지 높아졌다. 국내의 연구에 따르면 5년 생존율은 59.5%로 보고되고 있다. 실패 원인으로 전신 전이보다는 국소 재발이 흔한 질병이다.
이동훈 화순전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잘 낫지 않는 축농증 증상이 있는 경우 신속하게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종양의 발생 여부를 진단받고 필요한 치료를 조기에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강과 부비동암의 치료 이후에도 종양의 재발 및 전신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인 이비인후과 통원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진단 방법과 치료 방법의 발달로 치료성적이 과거보다 많이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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