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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ITC 'SK이노 잘못' 최종 판단에···SK는 반박, LG는 압박

입력 2021.03.06. 00:00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조인우 기자 = SK이노베이션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인정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5일 최종 의견서를 공개했다. ITC는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았다면 관련 기술·정보를 독자 개발하는 데 10년이 걸렸을 것이라고 보고 수입금지 기간을 10년으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ITC "SK이노 영업비밀 침해 명백…독자개발 10년 걸려"

최종 의견서에 따르면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1월22일 서면을 통해 선택 제출한 11개 카테고리 내 22개 영업비밀을 법적 구제 명령의 대상으로 판단했다. 11개 카테고리는 ▲전체 공정 ▲BOM(원자재부품명세서) 정보 ▲선분산 슬러리 ▲음극·양극 믹싱 및 레시피 ▲더블 레이어 코팅 ▲배터리 파우치 실링 ▲지그 포메이션 ▲양극 포일 ▲전해질 ▲SOC 추정 ▲드림 코스트 등이다.

ITC는 "SK이노베이션이 고위층이 관여한 가운데 전사적으로 증거인멸을 진행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그럼에도 남은 자료를 기반으로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개연성있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ITC에서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을 검토하고 조사 상황을 고려한 결과 조기패소 판결보다 더 낮은 수준의 법적 제재는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ITC는 '영업비밀 침해의 경우 법적 구제책의 지속기간은 신청인이 합법적인 수단을 사용해 해당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을 때 걸렸을 기간으로 한다'는 관행에 따라 SK이노베이션에 배터리 및 관련 제품 10년 수입금지를 명령했다.

ITC는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았다면 SK이노베이션은 10년 안에 해당 영업비밀 상의 정보를 개발할 인력이나 능력이 없었다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장에 동의한다"며 "관련 기록은 SK이노베이션이 22개 영업비밀 없이 제품을 개발하는 데 10년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포드·폭스바겐에 한해 수입금지를 4년·2년 유예한 것과 관련 "유예 기간을 통해 포드가 2022년 2월 전기차 출시에 지장을 받지 않으면서도 다른 배터리 공급사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폭스바겐 역시 영업비밀 침해가 없는 배터리 조달을 개시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제공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이 2018년 폭스바겐 수주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상 영업비밀을 침해해 가장 낮은 가격을 제안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영업비밀을 침해해 만들어진 저렴한 배터리에 대한 선호는 공공의 이익이라기엔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잘못은 SK이노베이션 뿐 아니라 포드처럼 영업비밀 침해에도 장래의 사업 관계를 계속 구축하기로 선택한 이들에게도 있다"고 질타했다.

◇SK이노 "ITC 결정, 영업비밀 침해 규명안돼 유감" 반박

【서울=뉴시스】 SK이노베이션 CI

SK이노베이션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1982년부터 준비한 독자 배터리 기술개발 노력과 그 실체를 제대로 심리조차 하지 않은 ITC의 결정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40여년 간 배터리 기술 개발을 진행했고, 세계 최고의 고밀도 니켈 배터리 개발 등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의 전기차 블루온, 최초 양산 전기차 레이에 탑재했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한 번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안전한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LG와 SK는 배터리 개발, 제조방식이 달라 LG의 영업비밀 자체가 필요 없고 40여년 독자개발을 바탕으로 이미 2011년 글로벌 자동차 회사와 공급 계약까지 맺은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같은 독자 기술력에도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 주장을 실체적으로 검증하지 않고 소송 절차의 흠결을 근거로 들었다"며 "ITC는 영업비밀 침해라고 결정하면서도 여전히 어떤 영업비밀이 어떻게 침해됐다는 것인지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호한 결정으로 정당한 수입조차 사실상 차단돼 미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저하, 시장 내 부당한 경쟁 제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지연으로 인한 환경 오염 등 심각한 경제적·환경적 해악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예를 받은 포드·폭스바겐 제품에 대한 기간 산정의 근거도 불명확하다"며 "수입금지 명령 등이 공익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은 "ITC 결정이 내포하는 문제점을 대통령 검토 절차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거부권 행사를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엔솔 "영업비밀 침해 명백…진정성 갖춰 협상 나서야" 압박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오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정부기관인 ITC가 2년간 조사하고 당사자 및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한 뒤에 내린 결정"이라며 "공익을 충분히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이 판결문에 명백히 드러나 있고 경쟁사의 기술탈취 행위가 너무 악의적이라 제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LG에너지솔루션 CI. 2020.12.01.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1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판결 이후 SK 측에 협상 재개를 건의한 적도 있지만 약 한 달 동안 어떤 반응이나 제안도 받은 적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화에 임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미래를 생각할 때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입장은 상생이기 때문에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에도) 합의를 생각하는 것"이라며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원칙대로 미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 성실히 임할 수 밖에 없고 이에 다른 결과는 경쟁사가 감당할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ITC가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한 가운데 양사는 합의금에서 조 단위의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ITC의 최종 결론을 기다리며 중단됐던 델라웨어지방법원에서의 민사 소송이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비밀보호법에 따르면 경쟁사의 기술 탈취와 영업비밀을 통해 당사가 입게 된 과거의 손해배상, 미래에 입게될 손해배상, 악의적이고 노골적인 기술탈취 행위를 엄벌하는 취지에서 징벌적 손해의 200%까지 물릴 수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 변호사비 등 관련 비용 청구 등이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알려진대로 조 단위의 차이가 난다"며 "그동안 SK 측의 제안이 (LG 측이 제안한) 총액에 어느 정도 근접해야 각론을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SK 측이 진정성 있는 제안을 한다면 합의금의 지불 방식은 유연하게 협상할 생각"이라며 "일시금 현금 배상, 지분 또는 매년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나누는 로열티 등 방식을 혼합해 수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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