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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자 홍콩 통치' 선거제 개정···입법회 선거 1년 또 연기설

입력 2021.03.05. 18:32 댓글 0개
반중 세력 정계 입문 원천차단 의지 공식화
전인대 "홍콩 선거제도에 분명한 결함 존재"
[베이징=AP/뉴시스]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이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NPC, 전인대) 개막식에 참석해 앉아 있다. 2021.03.05.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중국이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해 홍콩 선거의 개정을 강행한다. 이에 따라 오는 9월로 예정된 홍콩 입법회(의회격) 선거도 1년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애국자치항 홍콩 선거 개편의 핵심

2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13기 전인대 4차전체회의에서는 '홍콩특별행정구의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정 초안', 이른 바 홍콩 선거제 개편 초안이 제출됐다. 전인대 대표들은 일주일간 회기 중 해당 초안을 검토하게 된다.

리커창 총리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헌법과 기본법 시행을 위한 관련 제도의 매커니즘을 개선하겠다"면서 개정 방침을 분명히 했다.

리 총리는 "일국양제 제도를 전면적으로 관철하고 홍콩과 마카오가 고도의 자치를 누리는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외부 세력이 홍콩과 마카오 사안에 간섭하는 것을 막고,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 번영과 안정 유지를 위해 두 지역의 민생 증진과 경제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홍콩 선거제 개정 핵심은 '애국자가 홍콩을 통치해야 한다(愛國者治港·애국자치항)'이다.

애국자치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월 홍콩 정부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한 말이다. 반중 세력의 정계 입문을 원천차단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셈이다.

홍콩 선거제도 개정은 지난해 5월 열린 전인대에서 홍콩보안법 초안을 의결하고 한달 뒤인 6월 30일에 상무위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전례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전인대는 왕천(王晨) 부위원장 명의의 별도의 성명을 통해 선거제 개편의 배경과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전인대는 "홍콩 사회에 일부 혼란이 발생한 것은 행정장관 선거제도에 분명한 약점과 결함이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홍콩 선거제도 개선을 통해 체제에 존재하는 위험요소와 위기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인대는 또 “1984년 6월 덩샤오핑 동지가 언급했듯이, ‘홍콩인 자치’에는 하나의 마지노선과 기준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애국자를 주체로 한 홍콩인들이 홍콩을 통치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애국자의 기준은 동족을 사랑하고 성심성의로 조국 회복을 수호하는 것이며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지 않은 것”이라고 역설했다.

[베이징=AP/뉴시스]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NPC·전인대) 개막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1.03.05.

9월 예정 홍콩 입법회 선거 1년 또 연기설

홍콩 선거제 개편 관련된 총제적인 방향도 언급됐다.

전인대는 왕천 부위원장 명의의 성명에서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 규모와 구성, 선출방식 등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중앙정부 지지자들로 구성된 선거인단에게 입법회 후보를 지명하고 상대적으로 많은 후보를 지명할 수 있는 새로운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홍콩 밍바오는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 수가 현재 1200명에서 1500명으로 늘어나고, 입법회 의원 수가 현재 70명에서 90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선거인단에서 구의회 의원에게 할당된 117석이 없어지고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홍콩 대표, 애국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300석이 늘어난다. 또 입법회 의석 중 구의회 의원 등에게 할당됐던 6석도 없어진다.

이번 홍콩 선거제 개편으로 9월 예정된 홍콩 입법회 선거가 내년 9월로 1년 재연기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홍콩은 지난해 9월 입법회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코로나19 때문에 선거가 1년 전격 연기된 바 있다.

전현직 홍콩 장관, 선거제 개편 지지 전현직 홍콩 장관은 중앙정부의 홍콩 선거제 개편 방침에 즉각 지지를 표명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선거제 개편을 검토하는 전인대의 결정과 애국자가 홍콩을 통치하도록 하는 방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람 장관은 또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제도가 개선되는 것은 존중한다”면서 “특구 정부는 관련 입법과 사회적인 설명을 위해 (중앙정부와) 전력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대 홍콩 행정장관을 지낸 둥젠화(董建華) 정협 부주석은 "홍콩은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될 결정적인 시점에 와 있다"면서 "애국자가 중요한 직책을 담당하는 것은 '일국양제'의 핵심 의제이자 세상이 공인하는 정치 논리"라고 강조했다.

람 장관 전임인 렁춘잉 전 홍콩 행정장관도 "최근 일부 입법회 의원, 구의원, 선거인단 인원은 외국 정부와 결탁해 특구 정부의 업무를 마비시켰다"면서 "홍콩 선거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홍콩에는 안정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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