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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가담 절도형 보이스피싱 잇따라···"피해 주의"

입력 2021.03.05. 09:59 댓글 0개
'고액 아르바이트' 빌미 조직적 모집 추정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수사기관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들이 따로 보관한 돈을 훔친 외국인 유학생들이 잇따라 구속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훔친 혐의(절도)로 네팔 국적의 2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광주와 서울 등지에서 4차례에 걸쳐 현관·우편함 등지에 놓인 현금 6000여만 원을 훔친 혐의다.

조사 결과 A씨는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건당 수수료 30만 원을 받고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기관 행세를 한 보이스피싱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 계좌에 예치한 돈을 모두 찾아 보관하라. 수사관들이 찾아갈 예정이다'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훔친 피해금을 다중이용시설 물품보관함 등지에 넣어두는 형태로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여죄가 더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광주 광산경찰서도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훔친 혐의(절도)로 네팔인 20대 남성 B씨를 구속했다.

B씨는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광주 광산구 주택 2곳에서 2차례에 걸쳐 현관 우편함에 놓인 현금 2000여만 원을 훔친 뒤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B씨는 보이스피싱 총책으로부터 교통비를 제외한 수수료를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직후 B씨는 보이스피싱 중간 전달책을 만나 훔친 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은 피해자에게 '계좌가 금융 범죄에 연루된 것 같다. 계좌에 예치한 현금을 모두 인출한 뒤 실내 특정 장소에 두면 경찰관이 방문해 안전하게 보관하겠다'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과 탐문 수사를 통해 B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최근 잇따른 절도형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외국인들은 유학생인 점으로 미뤄, 총책이 고액 아르바이트를 빙자해 절도책을 조직적으로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이 70~80대로 고령층이었다"며 "보이스피싱이 의심될 경우 섣불리 예금 인출 등의 행동에 앞서 금융감독원·경찰에게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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