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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서 3년만에 보내드려 죄송합니다"···아들의 마지막 인사
입력 2017.10.13. 10:41 수정 2017.10.14. 13:53 댓글 0개【목포=뉴시스】류형근 기자 = "빨리 보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어머니"
세월호 침몰사고 3년여만에 어머니를 만난 아들 박경태(31)씨는 13일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운구 앞에서 자신을 '불효자'라고 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고(故) 이영숙씨 영결식이 열렸다.
영정사진을 앞세워 유해가 든 관이 들어서자 미수습자가족을 비롯해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관계자 등은 고개를 숙이며 마지막 길을 맞이했다.
아들은 꽃 한송이를 들어 관에 놓으며 참으려 했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내 한발 물러서 누워있는 어머니를 향해 인사를 건넸다.
이영숙씨의 동생은 언니의 죽음이 믿기지 않은 듯 들고 있던 꽃을 한동안 내려놓지 못했다. 이내 주저 앉아 오열 하며 언니를 어루만졌다.
이어 여전히 유해를 찾지 못한 미수습자가족, 해양수산부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관계자 등이 헌화하며 이영숙씨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아들은 어머니의 모습이 담긴 영정사진을 품에 안은 채 운구차량에 올랐다.
운구차량은 세월호 옆에 도열해 있던 수색 작업자들의 묵념을 받으며 유해를 3년동안이나 내놓지 않았던 세월호를 지나 목포신항을 빠져나갔다.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3년6개월여만에 이영숙씨는 친인척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아들은 수만 개의 노란 리본이 묶여있는 목포신항 북문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는 "남겨진 (미수습)가족들이 외롭지 않게 찾아와서 인사하겠습니다. 그동안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보내드리고 오겠습니다"며 아직 피붙이를 찾지 못하고 있는 미수습가족들에게 인사했다.
이어 "빨리 보내드렸어야 하는데 늦게 보내드려 불효하는 것 같아 어머니에게 죄송합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영숙씨의 유해는 이날 오후 부산시민장례식장에 도착해 15일까지 장례식을 치른 뒤 영락공원 화장장에서 화장을 한다. 고인의 유해는 인천가족공원에 마련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안치된다.
이영숙씨는 지난 5월22일 육상거치된 세월호 수색과정에서 발견됐다.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된 이씨는 외아들을 시댁에 맡긴채 떨어져 지내다 아들과 함께 살기 위해 이삿짐을 싣고 제주도로 가던 중 참변을 당했다.
한편 지난 4월 세월호 인양 후 현재까지 미수습자 9명 가운데 고창석·이영숙씨·허다윤·조은화양 등 4명의 유해만 찾았다. 남은 미수습자는 단원고 남현철, 박영인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군 등 5명이다.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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