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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용 "언택트 시대, 정치인 소통 빈도 높아졌지만 품격은 역행"
입력 2021.03.02. 19:01 수정 2021.03.02. 19:03 댓글 0개코로나로 여론 확증편향 심각해져
사회여론 홍해처럼 쫙 갈라져 있어
극단 입장 중용할 정치세력 나와야
"언택트 소통을 하다 보면 적이 안 보이니 강도 3으로 할 것을 강도 10으로 합니다. 소통의 필요성과 빈도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는데 품격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입니다."
오승용 킹핀정책리서치 대표는 2일 무등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정치인들의 소통 리더십이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오 대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정치인들이 유권자와 대면할 기회는 줄어든 반면 행동과 말 하나하나가 온라인으로 실시간 공유되기 때문에 소통할 필요성은 몇 배로 커지고 빈도 또한 높아졌다. 그러나 현재 국내 정치를 보면 늘어난 빈도에 반해 소통의 품격은 되레 역행하고 있다.
오 대표는 "예컨대 부모가 자식들 앞에서 매일 서로에게 쌍스러운 욕을 하면 자식들이 똑같이 (그 말들을) 입에 달고 산다. 반대로 서로가 존중의 언어를 쓰고 대한다면 그런 소통방식을 보고 배운 자식들은 훨씬 포용적이고 존중할 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정치 지도자가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지지자의 모습이 결정된다는 것.
그는 "정치 리더가 정치적 견해가 다른 국민을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 것처럼 그래 가지고는 안 된다. 그것은 공동체를 결단내고 우리 편끼리만 공동체하자는 것"이라면서 "서인과 남인이 싸우다가 노론과 소론으로 나뉘어 싸우고 노론이 또 벽파와 시파로 나뉘어 싸우는 것처럼 공동체로서 유지가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 리더는 포용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나와 다른 정치적 견해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것. 또 비판은 하지만 혐오에 가까운 비난을 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극단화된 여론에 포용 리더십 절실"
오 대표는 오늘날 정치지도자의 포용적 소통 리더십이 더욱 필요한 이유로 양극단화된 여론과 집단 내 확증편향이 강화되고 있는 것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프라인에서는 서로 이견이 있다고 하더라도 톤다운(수위조절)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또 마주침이 일상화이기 때문에 갈등을 줄이기 위한 본능에서라도 이견이 중화되는 과정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나의 의견과 같은 사람들하고만 교류하고 소통하게 되면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정보를 습득한다. 그러면서 더 과격해지고 급진화되는 현상, 즉 집단극단화가 나타나고 코로나19 시대에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극단화된 양쪽 집단의 목소리가 세지면서 중간지대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중립적인 목소리가 나올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오 대표는 지적했다. 다수의 의견 앞에 소수의 의견이 침묵하고 동조하게 되는 침묵의 나선이론 같은 것이다.
오 대표는 "한쪽에서는 극단적으로 지지하고 한쪽에서는 극단적으로 공격하면서 이 사회 여론이 홍해바다처럼 쫙 갈라지고 있다"면서 "양극단의 목소리도 필요할지만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중간지대에서 절충하고 타협하고 소통하는 중용의 정치세력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중용의 목소리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언론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중간지대에서 온건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목소리가 언론의 목소리"라며 "지금은 언론들이 코멘트를 따더라도 중간의 목소리보단 극단적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치권에 대해서도 "극단적 발언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규율을 하면서 다른 목소리를 낸다고 공격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해선 안 되게 해야한다"면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오히려 용기 내고 있다고 칭찬받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삼섭기자 seobi@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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