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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탄압에도 시위 지속···군부, 아세안 앞두고 실탄 사격 금지

입력 2021.03.02. 17:10 댓글 0개
[만달레이=AP/뉴시스] 미얀마 군경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반쿠데타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봉쇄선을 넘고 있다. 이날 군경의 무력 진압으로 최소 18명의 시위대가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 2021.03.0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2일 미얀마 군부와 쿠데타 이후 첫 공식 회동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는 경찰이 시위대에게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2일 AP와 미얀마 나우, 프런티어 미얀마 등에 따르면 미얀마 양곤 등에서는 지난달 28일 군부의 실탄 사격으로 사망한 시위대의 장례식이 수백~수천명이 참여한 가운데 거행됐다. 유엔은 지난달 28일 미얀마 보안군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실탄 사격을 하면서 적어도 1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양곤 흘레단 지역에서는 시위대 수백명이 대나무 장대 등을 이용해 바리케이드를 쌓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전날에 이어 2일에도 시위대에게 최루탄을 발사했다. AP는 주로 청년층인 시위대가 최루탄 발사에 놀라 도망쳤지만 곧 바리케이드로 복귀했다고 전했다.

미얀마 남동부 도시인 다웨이에서도 시위대가 군부에 반대하는 거리 행진을 벌였다. 다웨이는 지난달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사실상 매일 쿠데타 반대 시위를 벌인 지역이다. 지난달 28일 보안군이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해 최대 5명이 사망하는 등 유혈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AP는 시위대 일부가 금속 방패를 소지하고 있었다면서 이는 경찰의 최루탄과 고무탄 발사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는 지난달 28일 군부 유혈 진압으로 사망한 희생자의 장례식이 다발적으로 거행됐다. 참가자들은 장례식 이후 인근 거리에 민주화를 촉구하는 구호를 남겼다. 한 참가자는 프런티어 미얀마에 "우리는 그들의 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우리의 말을 두려워 한다"고 했다.

미얀마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서도 쿠데타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프런티어 미얀마는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 규모는 줄었지만 사복 경찰관들이 곳곳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한 참가자는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탄압하든 우리는 계속 싸우고 거리로 나올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이는(시위는) 우리가 독재 정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한편,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은 이날 오후 3시(한국 시간 오후 5시) 특별 화상회의를 열어 미얀마 군부 대표의 입장을 청취하고 쿠데타 이후 정세를 논의할 예정이다. 아세안은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대화와 화해, 정상 복귀를 촉구해왔다.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부 장관은 앞서 미얀마 군부에 민간인에 대한 무력 사용 중지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정치범의 즉각 석방을 공개 요구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얀마 국영방송을 인용해 미얀마 군사정부가 아세안 회의를 앞두고 보안군에 시위대에 대한 실탄 사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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