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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시작부터 기싸움 팽팽

입력 2021.03.02. 05:00 댓글 0개
안철수, 제3지대 단일후보로 최종 결정
국민의힘과 최종 단일화 앞두고 신경전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 즉시 만나겠다"
김종인 "단일화 서로 의견 맞아야 가능"
여론조사, 선거인단, 출마 기호 등 과제
"피로감 쌓일수도…단일화 속도 높여야"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손기정 체육공원을 18세 유권자 청소년들과 함께 방문해 손기정 동상에 참배 후 발언하고 있다. 2021.03.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김성진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를 놓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앞서 안철수 대표는 전날인 1일 100% 시민 여론조사로 치러진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과의 범야권 제3지대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범야권 제3지대 단일 후보로 선정된 안 대표는 오는 4일 발표될 예정인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협상할 전망이다.

안 대표는 특히 제3지대 경선 승리 뒤 "저는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는 즉시 만나겠다"며 야권 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가장 중요한 점은 야권 단일후보를 왜 선출하는가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라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만남을 희망했다.

다만 안 대표가 제3지대 단일 후보가 되면서 야권 단일화 논의는 한 단계 속도를 내는 모습이지만, 국민의힘과의 샅바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날 안 대표와의 단일화에 대해 "단일화하는 것은 서로의 의견이 맞아야 하는 것"이라며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주장한다고 그렇게 될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에도 "국민의힘이 단일 후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상상해본 적이 없다"며, 자당 후보의 본선 진출을 강조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측 협상대표인 정연정 교수(왼쪽)와 무소속 금태섭측 협상대표인 김태형 대변인이 1일 국회에서 제3지대 단일화 경선에서 안철수 대표의 승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01. photo@newsis.com

또 양측은 단일화 경선 규칙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당 지지율이 월등히 앞서는 국민의힘은 단일화 경선에서 후보의 '정당' 배경을 강조할 수 있도록 야권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 방식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민의당은 안 대표의 야권 내 지지율이 높은 만큼 '인물'의 '본선 경쟁력'을 묻는 방식을 앞세우고 있어, 여론조사 방식과 문항 등 두고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지난 제3지대 단일화 경선에서도 후보의 '경쟁력'을 묻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과의 경선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또 선거인단 구성 등을 놓고도 조직력이 강한 국민의힘과 안 대표 측과의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경선을 위한 선거인단을 모집할 경우, 조직력이 약한 안 대표가 불리하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장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예비후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오세훈 예비후보, 김 위원장, 나경원·조은희 예비후보. (공동취재사진) 2021.02.28. photo@newsis.com

단일 후보의 '출마 기호'도 문제다. 국민의힘은 여당을 제외하고 원내에서 유일한 교섭단체인 만큼 기호 2번(국민의힘 기호)으로 후보를 내야 하는 상황이지만, 안 대표는 계속해서 '기호 4번'(국민의당 기호)을 고집하고 있다.

안 대표는 "누가 몇 번으로 어떤 당이 후보를 내는가는 중요한 게 전혀 아니다", "그건 야권 지지자들의 마음을 읽지 못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발도 만만찮은 형편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안 대표가 기호 4번을 달고 끝까지 선거에 가면 2번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분들이 얼마나 자발적으로 안 후보를 돕고 투표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도 지난 1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기호 4번(국민의당 기호)으로 나가면 단일화 효과가 전혀 없을 것"이라며 안 대표를 향해 견제의 목소리를 냈다.

김 위원장은 "상식적으로 봤을 적에 제3지대 후보가 단일화가 돼서 성공할 수가 없다"며 "일반 시민들이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정당 배경을 가진 사람으로 단일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장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28. photo@newsis.com

야권 단일화 논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9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후로 될 수도 있지만, 후보 등록 마감 이후 단일화는 효과가 반감되는 만큼 속도감 있는 추진이 전망된다.

안 대표도 지난 1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후보 등록일에는 단일 후보가 등록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그래야 야권 지지자들의 상식에도 맞고 그때 모두 다 힘을 합쳐서 단일 후보를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기호순) 국민의힘 예비후보 4인 역시 같은 날 4인 합동 토론에서 안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출마 기호나 단일화 방식으로 네거티브가 길어지면 결국 국민들의 피로감만 쌓일 수 있다"며 "단일화 과정은 짧아야 하지 않겠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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