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윤의중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나의 나라' 한국 대표 합창대곡 만들 것"
입력 2021.02.27. 06:00 댓글 0개[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우리나라 합창곡은 신년음악회나 송년음악회, 삼일절 등 특별한 날에 연주해도 될 만한 명곡이 아직 없습니다. 한 번의 공연으로는 명곡의 탄생이 어렵습니다. '나의 나라'를 여러 번 무대에 올리고 다듬으며 관객과 비평가들 모두 사랑하는 곡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훗날 '나의 나라'를 포함한 한국 창작합창음악이 전 세계 퍼져나갈 날을 고대합니다."
지난해 광복절을 맞아 백범 김구 선생의 목소리를 통해 독립을 갈망하며 여러 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라를 지켜낸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 초연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우리 민족의 숭고한 자주독립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한 순국열사들을 기리기 위해 기획된 이 작품은 국립합창단의 창작칸타타 '나의 나라'다. 이 작품이 삼일절을 맞아 오는 2일 다시 관객을 찾는다.
지휘를 맡은 윤의중 국립합창단 예술감독은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깊다.
윤 감독은 뉴시인와 인터뷰에서 "당시 우리와 함께 일본의 식민지였던 중국은 소국인 한국만큼 거친 투쟁을 벌이지 못했다고 들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계열에 들어섰는데 이 자리에 오기까지 독립영웅들의 노력이 중요했다. 역사 교육이 약화된 요즘, 역사 교육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민간 성악 합창단과 함께 무대에 오른 국립합창단은 이번 공연에서 광명시립합창단, 시흥시립합창단과 함께한다. 120여 명 규모로 광복을 염원했던 독립영웅들을 노래(연주)한다.
윤 예술감독은 "광명, 시흥에서 30여 명씩, 국립합창단에서 50여 명 정도가 무대에 오른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두 무대 대신 합창석에서 노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공연과 달라지는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반주가 국악기 위주로만 편성됐다. 서양악기는 현악기만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서양 관악기는 물론 서양 타악기까지 추가돼 국악과 서양악기의 조화를 통한 새로운 음색을 만들어 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작곡가와 여러 의견을 나눴죠. 화성적인 면이라든가 소리가 꽉 차는 느낌을 주기 위해 서양 악기가 더 들어가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를 통해 악장별로 색깔을 더 다양하게 할 예정입니다."
공연은 총 14곡을 선보인다.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에 처음에는 20곡을 작곡했지만, 시간이 너무 길어지다 보니 프로그램을 확 줄여 1시간15분 정도의 구성으로 정리했다. 그러면서도 합창의 비중을 줄이고, 연주의 구성을 다양하게 했다.
윤 예술감독은 "구성이 다양하니까 곡마다 색깔이 다르다. 곡과 곡 간의 문맥도 지루하지 않고 매끄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신경썼다"고 부연했다.
배우 남경읍이 김구 선생의 내레이션을 맡아 전체적인 극을 이끌어나간다. 여기에 '팬텀싱어' 시즌3를 통해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소리꾼 고영열, 고전적 음색과 현대적 감성으로 사랑받고 있는 정가 하윤주가 출연해 국악의 매력을 더한다.
"고영열씨는 '팬텀싱어'에 나오기 전부터 저희와 연주를 계속해 왔습니다. 국악인이지만 피아노로 작곡과 편곡을 해 서양 악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게 강점이죠. 멀티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윤주씨는 우연한 기회에 연주를 들었는데 음색이 알멩이가 있고 색깔이 분명해서 우리 연주에 딱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외에도 국립합창단 전속 작곡가 우효원의 작품으로 전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국내 최초 짜임새 있는 형식과 극적 연출을 가미한 '헨델 메시아'를 선보이며 청중들의 큰 호평을 받았던 엄숙정이 연출을 담당한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가 협연한다.
결국 이 공연은 정가, 소리, 우리 악기 등으로 한민족의 흥과 애환을 전통에 담고, 여기에 오케스트라, 합창, 배우의 시선과 움직임, 영상, 조명, 레퀴엠 등 다양한 현대 공연 장르를 응용하는 장르 융합적 대(大)공연을 지향한다.
공연은 오는 2일 오후 7시30분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관객을 찾는다. 객석은 한 칸 띄어앉기를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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