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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사우디 국왕과 통화···'카슈끄지' 향후 대응 주목
입력 2021.02.26. 14:57 댓글 0개美·사우디, 통화 공식 발표선 카슈끄지 문제 언급 안 해
양국 외교 수장도 통화…"사우디 인권 증진 논의"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카슈끄지 피살' 보고서 공개 목전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통화했다. 향후 보고서 공개와 추가 대응이 주목된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오늘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과 미·사우디의 다년간 파트너십을 논의하기 위해 통화를 했다"라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날 통화에선 예멘 내전 종식 및 이란 등 지역 안보 현안 등이 논의됐다. 아울러 최근 사우디에서 이뤄진 여성 인권 운동가 로우자인 알하틀로울 석방에 관해서도 얘기가 오갔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알하틀로울의 석방을 긍정적으로 언급했다"라며 "보편적인 인권과 법치주의 문제에 관한 미국의 역할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살만 국왕에게 양국 관계를 강화하고 가능한 한 투명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들은 향후 상호 우려하는 부분과 서로의 이해관계에 협력하기로 했다.
사우디 언론 SPA는 "살만 국왕은 모든 위협으로부터 왕국을 보호하려는 헌신, 그리고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확약에 관해 미국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양측 입장 모두에서 카슈끄지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미국은 국가정보국장(DNI)을 통해 지난 2018년 10월 발생한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을 다룬 보고서 공개를 앞두고 있다. 카슈끄지는 당시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고문 후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건의 배후로는 살만 국왕의 아들이자 왕위 계승 1순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목됐다. 특히 사건 당시 정황을 유추할 수 있는 녹음 파일이 공개되며 그 잔혹성에 세계가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냈다.
이 때문에 카슈끄지 보고서 공개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과 살만 국왕의 통화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에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아울러 보고서 공개 후 바이든 행정부가 취할 사우디 관련 행보도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경선 시절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지목된 살만 왕세자를 비판하고, 사우디 상대 무기 수출 중단 등을 약속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 행정부는 (사우디와의) 관계 재조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라며 카슈끄지 사건에 관해 "확실히 우리가 우려를 표명하고 책임을 묻는 선택권을 열어둘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대통령은 적절한 카운터파트와 접촉한다"라며 "우리는 사우디의 여러 단계 지도자들과 관계를 맺는다"라고 발언, 바이든 대통령의 통화 상대가 문제의 왕세자가 아니라 살만 국왕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AFP는 이날 통화와 향후 공개될 보고서를 두고 "미국은 사우디 왕세자가 잔혹한 살인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세계에 밝히겠다고 약속했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이 향후 중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왕세자 비판 세력은 대통령이 제재 등 강경 조치로 약속을 지키기를 원한다"라고 했다.
이 매체는 이어 "보고서가 발견한 부분과 바이든 대통령이 취할 다음 조치가 야망 있는 35세 왕세자를 다루는 행정부의 기조를 결정할 것"이라며 "비평가들은 사우디에서 이뤄지는 투옥과 고문 주장을 두고 살만 왕세자를 비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보고서 공개 목전에 대통령에 이어 양측 외교 수장도 접촉한 것이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날 통화를 두고 "법적·사법적 개혁 등을 포함한 사우디의 인권 증진과 사우디 방위 강화를 위한 합동 노력에 관해 논의했다"라고 전했다. 예멘 내전 종식과 역내 안보 협력, 대테러, 경제 개발에 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는 게 대변인 설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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