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청

“고싸움놀이의 모든 것을 보여드립니다”

입력 2021.02.26. 10:28 댓글 0개
【광주 칠석동 ‘고싸움놀이 전수교육관’ 을 가다】
광주칠석고싸움놀이 전수교육관 풍성한 콘텐츠로 새단장
금년 대보름 행사 축소···코로나 진정되면 봄에 개관 행사

정월 대보름이 되면 광주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행사가 칠석고싸움놀이와 부대 행사들이다. 당산제와 당산 굿을 비롯해 달집태우기 등 다채로운 전통 민속행사가 상당한 규모로 열린 뒤 펼쳐지는 고싸움놀이는 일대 장관이었다.

이 고싸움놀이는 남구 칠석동에 자리잡고 있는 ‘고싸움놀이 전수교육관’ 앞 너른 마당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코로나19 감염사태로 인해 지난 해부터 2년 연속 고싸움놀이 축제는 개최되지 못한다.

특히 칠석 고싸움놀이에 관한 모든 콘텐츠를 담아 지난 해 완공한 고싸움놀이 전수교육관을 이번 대보름에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이마저도 뒤로 미뤄졌다. 

이번 호에는 코로나19로 개관은 미뤄졌지만 첨단 시설 등으로 새 단장한 전수교육관을 남구민과 시민들에게 소개한다.

고싸움놀이의 모든 것 담은 첨단 교육관 준공

칠석동에 있는 광주칠석고싸움놀이 전수교육관은 국가무형문화재 제33호라는 고싸움놀이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초라하고 비좁았으나 작년에 크게 신축하고 전시 내용도 새로 채웠다. 연면적만도 기존 건물의 3배에 가까운 350여 평이나 되는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새 전수교육관은 착공 1년여 만인 2019년 11월 준공되었고 콘텐츠 보강 작업까지 마치고 지난 해 11월 관련 시설까지 입주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개관식은 치르지 못한 상태. 특히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19가 급격하게 번지는 바람에 고싸움놀이 축제는 2년 연속 연기됐다. 

전수교육관측은 올해 대보름을 맞아 마을에서 치르는 고싸움놀이 축제와 함께 개관을 검토했으나 감염상황이 여전히 심각해 개관행사는 다시 뒤로 미뤘다. 특히 고싸움놀이가 국가무형문화재의 보전과 진흥을 위해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이 지원하는 2021년 첫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 대상으로 지정돼 지난 2월 15일 공개행사를 열 예정이었으나 이 마저도 연기했다. 

 고싸움놀이보존회는 최근 회의를 갖고 백신접종과 감염자 상황 등을 예의 주시해 여건이 좋아지면 봄에라도 개관행사를 갖기로 했다.

어쨌든 고싸움놀이 전수교육관은 1970년대에 지어졌던 옛 전수교육관에서는 볼 수 없던 풍성한 콘텐츠와 첨단 시설을 갖추고 시민들과의 첫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고싸움놀이에 관한 모든 내용을 갖춘 다채로운 ‘88고 교육실’. 2층 건물 중 1층에 자리한 ‘88고 교육실’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사용해서 유명한 그 고를 천정에 매달아 입체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교육관 천장에 충돌직전의 모습으로 화려하게 꾸며 매달아놓은 모습이 볼 만 하다.

88고 교육실 콘텐츠 볼만

전시실 입구에는 동화형식으로 재현한 칠석동의 유래를 보여줘 관람객들의 흥미를 유도하고 있다. 이어 전시실로 들어서면 88고 아래로 고싸움놀이를 재현한 모형이 크게 놓여있고 주변엔 고싸움놀이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전시했다. 고 제작과정과 필요한 의상, 유래, 절차, 뒷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천천히 읽으면 매우 재미있고 다양한 내용이다. 특히 전시장 곳곳에 마련된 스크린을 터치하면 고싸움놀이에 대한 세세한 정보를 쉽게 설명해주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복층형식으로 된 교육실의 2층으로 올라가면 앞에 대형 스크린에 고싸움놀이를 소개하는 화려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교육실을 나와 1층 끝으로 가면 고 제작실과 보관창고가 나온다. 이 곳에서는 필요한 고를 만들 수 있는데 크레인까지 설치되어 눈길을 끌었다. 또 다양한 크기의 고들이 보관되어 있다. 

고싸움놀이보존회 이임연 회장은 “고는 유치원생용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크기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며 “체험할 때는 나이 등을 고려한 적당한 크기의 고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전수교육관 2층에는 고싸움놀이에 대해 알 수 있는 영상교육장, 고싸움놀이에 사용하는 농악 연습실 등도 있다.

코로나 진정되면 정식 개관

전수교육관측은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정식 개관을 할 예정이다. 현재는 시범운영 중으로 전수교육관 일부를 개방하고 있다. 고싸움놀이 시연이나 축제 등을 총괄하는 고싸움놀이보존회는 이번 대보름에 고싸움놀이 축제를 치르려고 준비했으나 연기했다. 다만  마을행사로 당산제와 당산 굿만 외부 인원 없이 최소한의 마을주민만 참여한 가운데 치를 계획이다.  또 지난 해 만들어두고 사용하지 못했던 달집도 태워 재난극복의 소원도 빈다.

아울러 비대면으로 진행된 ‘제7회 우리문화 우리 옛 이야기대회’는 지난 14일 예선심사를 거쳐 오는 27일 자체 유튜브 영상읕 통해 본선 심사과정 등을 실시간 방송할 예정이다.

고싸움놀이보존회 관계자는 “코로나19만 잡히면 언제든지 보여드릴 준비가 돼 있다”며 “4월 남구민의 날 행사 때라도 개관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현재 전수교육관을 찾을 경우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가며 칠석동의 상징 은행나무, 부용정 등이 있는 전수교육관 앞 고싸움놀이 테마파크와 4D입체영상과 멀티게임을 통해 실제로 고싸움놀이를 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체험하는, 고싸움놀이 VR영상체험관 등도 둘러볼 수 있다. 또 주변엔 빛고을 공예창작촌, 빛고을농촌테마공원 등 함께 둘러볼 문화자원들도 많다.  

전수교육관은 현재 시범 운영 기간으로 매주 월~금 운영 중이며, 개관 이후부터는 매주 화~일요일까지 정상 운영할 예정이다. 문의는 교육관(607-4931)·고싸움놀이보존회(374-3839)로 하면 된다.

김옥열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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