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일본지진과 유언비어

입력 2021.02.23. 18:30 수정 2021.02.23. 19:25 댓글 0개
도철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편집부 부장

또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 한 것일까?

지난 13일 일본 후쿠시마현 등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유언비어와 흑색선전이 트위터 등 SNS에 난무했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타고 있다'는 악성 루머도 다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23년 간토대지진이 일어난 뒤 조선인 학살을 불러왔던 유언비어로 100년이 지난 뒤 되풀이된 셈이다.

당시 도쿄의 60%, 요코하마의 80%가 파괴되자 지진 다음 날 발족한 야마모토 곤노효에 내각은 민심을 잡기 위해 조선인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우물에 독약'이라는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계엄령을 선포한다. 이후 일본 자경단(自警團)이 학살에 나섰다. 숨진 조선인은 6천명에서 1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임진왜란도 비슷하다. 120년간 전쟁 중인 일본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통일했지만 각 지방 영주에게 충성을 맹세한 사람들은 통일 후 최고 지도자가 된 도요토미를 따르지 않는다. 여기에 일본 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지역 대상(大商)들이 전쟁으로 당시 조선, 명나라 등과 교역을 못해 불만이 커졌다. 정통성을 확보하지 못한 도요토미는 반란을 우려해 조선을 침략한다.

'위안부 할머니 배상판결'로 촉발된 아베의 '한일 무역 분쟁' 조치도 비슷한 전략이다. 아베는 한국이 지난 1965년 청구권협정을 통해 강제징용 피해 배상 청구 권리를 포기하기로 약속해놓고, 이를 어겼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해석이 다르다. 당시 청구권협정에는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까지 포기한다는 내용은 없다. 우리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협정문이나 그 부속서류 어디에도 일본 식민 지배가 불법이었다는 내용은 없다"고 지적했다. 요약하면 한·일 청구권협정이 있지만, 불법으로 강요된 각 개인의 청구권은 인정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베는 한국에서 꼭 필요한 여러 수출 상품들을 규제해 분쟁을 야기했다. 수 십 년의 경기 침체와 후쿠시마 지진, 벚꽃행사 등 아베 내각에 불리한 논란을 외부로 돌리려 했다. 침략과 식민통치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조차 없는 상태에서 말이다.

그러니 SNS의 '우물 독약'유포는 일본인들의 정서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정말 그렇게 하고 싶은데 참고 있는 우리 마음을 모르는 것이다.

도철 편집부 부장 douls18309@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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