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코로나, 가정불화 부추기나···광주 홧김 방화 잇따라

입력 2021.02.23. 17:30 수정 2021.02.23. 17:31 댓글 0개
만취상태 50대 남성들 집에 불 질러
가정폭력 상담 전년 대비 34% 증가
경제적 어려움·우울감 등 영향 추정
이미지 출처 픽사배이

가정불화 등을 이유로 홧김에 집에 불을 지른 이들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코로나19로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가족 간 마찰이 잦아지고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우울감 등도 가정폭력과 불화의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3일 어머니가 거주하는 집에 불을 지르려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 미수)로 A(51)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는 만취 상태서 이날 오전 1시께 어머니가 살고 있는 서구 한 주택 마당에서 쓰레기더미를 모아 불을 지른 혐의다.

A씨는 범행 직후 소방서에 직접 신고했고 불은 자체 진화됐다. 경찰은 A씨가 평소 어머니에게 불만이 있었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광주 남부경찰서도 아내와 다툼을 벌이다 남구 주월동 자신의 집에 불을 붙인 혐의(현주건조물방화)로 B(58)씨를 입건했다.

경찰 조사결과 B씨는 전날 오후 8시께 만취상태로 아내와 자녀 양육 문제로 다투다 자택 앞에 놓아둔 재활용품 더미에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B씨 아내가 곧바로 불을 꺼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광주지역에서는 2018년 27건, 2019년 30건, 2020년 16건 등 최근 3년간 83건의 방화사건이 발생했다.

이중 절반 가량인 43(2018년 13·2019년 22·2020년 8)건이 주택 등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에 불을 지른 현주건조물방화로 나타났다.

이같은 방화사건의 상당수는 가족간 다툼 등으로 인해 홧김에 발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실직 등으로 인한 우울감이 겹치면서 가정폭력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미화 광주여성의전화 소장은 "상담 사례를 보면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가족 간 다툼이 잦아지고 일자리를 잃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경우도 많다"며 "코로나19를 가정폭력 증가 원인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경제적 어려움이나 우울감 등은 가정불화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여성의 전화에는 지난 한해 동안 764건의 가정폭력 상담건수가 접수됐다. 이는 2019년 566건보다 34.9%가 증가한 수치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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