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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65세이상 접종 파란불···고령자 불확실성 해소

입력 2021.02.23. 16:45 댓글 0개
고령층 임상 비율 21.9%, AZ 7.4%보다 높아
AZ 못 쓰면 화이자 백신 방문접종 가능해져
[AP/뉴시스] 지난해 12월27일 EU 일원으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주사를 실시한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의료진이 자주색 마개의 화이자 백신 주사병을 들고 있다. 2021. 1. 3.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고령자를 포함한 16세 이상 전체 나이대에 예방효과가 있다는 전문가 검증이 나오면서 고령자 예방접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26일 국내 첫 접종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안전성과 효능에서 허가 판단을 받고도 통계적으로 만 65세 이상 임상시험 3상 참가자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고령자 접종이 유보된 상황에서 화이자 백신 활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추가 임상 결과 등을 지켜보고 만에 하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활용이 어려워진다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의 고령자에 대해 화이자 백신을 방문접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치료제의 허가 심사 3중 전문가 자문회의 첫 단계인 코로나19 백신 검증 자문단 회의 결과 자문단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코미나티주'에 대해 16세 이상에 사용 허가를 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아직 식약처의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 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최종점검위원회'의 2단계 자문회의가 남아 있지만 허가 결정 전망은 밝다.

안전성 지표에선 이상사례가 20.8% 발생했는데 주로 주사부위 통증, 근육통 등 경증이었고 과민반응(두드러기)은 1건 뿐이었다. 급격한 면역반응으로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임상시험에서 보고되지 않았다.

효과성을 보면 임상 시험 대상자 모두 '항체가'가 4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95%였다. 연령, 기저질환 유무에 관계없이 94% 이상의 예방효과를 냈다.

화이자 백신의 허가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시설 거주 고령층 때문이다.

정부는 당초 26일부터 시설 거주 고령자와 종사자 64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하려고 했으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 시험에서 고령층 비율이 낮아 효능을 담보하기 어려워 65세 이상은 제외했다. 26일부터는 65세 미만의 입원·입소자와 종사자 27만2000여명만 접종을 한다.

65세 이상 37만6000여명은 아스트라제네카에서 추가 임상 결과가 나오는 3~4월까지 접종이 미뤄졌다.

문제는 3~4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의 추가 임상 결과가 나올지가 미지수라는 점이다. 또 임상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내용에 따라 65세 이상 접종 여부가 불투명할 수 있다.

시설 거주 65세 이상 고령자는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계층 중 하나다.

방대본이 지난 22일 국내 1562명의 코로나19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 52.4%가 시설 및 병원에서 감염돼 사망했다. 24.2%는 요양병원, 13.8%는 요양원에서 감염됐고 5.2%는 보호센터나 노인복지센터 등 기타 사회복지시설에서 감염됐다. 국내 사망자의 56.6%가 80대 이상, 27.3%가 70대, 11.5%가 60대로 사실상 대부분의 사망자가 고령층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방역당국은 4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시설 거주 고령층에게 사용할 수 없다면 화이자 등 다른 백신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날 자문단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화이자 백신 임상 시험 중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은 전체의 21.9%, 8018명에 달한다. 고령층 접종 논란이 있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임상 비율은 7.4%, 660명에 불과했었다.

결국 화이자 백신의 국내 허가가 이뤄지면 2월말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도입되는 화이자 백신을 시설 거주 고령층에게 접종해 치명률 감소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국제 백신 공급기구인 '코백스(COVAX Facility)'를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 5만5000여명분은 26일, 제약사와 개별 협상을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 1300만명분 중 50만명분은 3월말까지, 300만명분은 2분기 내로 들어올 예정이다. 정부는 코백스에서 확보한 백신은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사용하고, 나머지 백신은 고령층에게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2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화이자를 먼저 접종하는 것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바 있다. 접종시작 시점은 3월 말이 될 거라고 덧붙였다.

다만 화이자 백신의 경우 mRNA백신으로, RNA의 성격이 불안정해 영하 70도 이하 초저온 냉동 보관·유통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 백신을 들고 방문접종을 하려면 인력과 장비 등 비용 문제가 발생해 제약이 따른다.

화이자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백신을 의약용 냉동고와 냉장고에서 일반적으로 가능한 온도인 영하 15~25도 사이에서 보관해도 괜찮다는 내용의 새로운 데이터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만약 화이자 백신의 보관·유통 온도가 실온 또는 냉장 수준으로 가능해지면 도서지역 방문접종 등 이 백신의 활용도는 더 높아지게 된다.

이에 대해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관련 자료가)현재 제출되지 않았다. 허가 사항을 변경하는 건 제출이 된 이후 문제"라며 "그로 인해 파생하는 사안들은 그때 가서 검토될 내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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