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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트럼프 '살균제' 발언에 '하느님, 맙소사'···정정 후 위협당해"

입력 2021.01.27. 07:21 댓글 0개
"트럼프, 코로나 관련 정보 뒤섞어 받아"
"진실성·과학 지키기 위해 대통령에 반박"
[워싱턴=AP/뉴시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살균제 주입' 제안에 "그저 '하느님, 맙소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고 26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사진은 21일 백악관에서 발언 중인 파우치 소장의 모습. 2021.01.27.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살균제 주입' 제안에 상당히 우려를 했다고 26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그저 '하느님, 맙소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훤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4월 백악관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해결책으로 살균제를 주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살균제를) 몸에 주사하거나 거의 청소를 해서 그렇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고 전문가를 향해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살균제 주입'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는 그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비꼬기 위한 표현이었다며 뒤늦게 해명했다.

파우치 소장은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듣고 위험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한 사람들이 생겨났을 것"이라며 "그 (브리핑) 자리에 없던 우리 같은 사람이 '여러분은 이같은 행동을 해선 안 된다'고 발언한 이유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다음 날 살균제 주입의 위험성을 경고했다고 부연했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를 뒤섞어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행하게도 과학에 기반을 둔 정보와 달리, 입증되지 않은 개념들이 승기를 잡고 있는 듯 보였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나서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아야 했다며 "제 자신의 진실성을 지키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주장하는 것을 과학적 데이터는 입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옹호하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같은 행동으로 자신은 수많은 위협에 직면했다며, 이같은 위협은 미국 사회의 '분열의 깊이'를 보여줬다고 회고했다.

그는 "누군가 나와 내 가족을 위협하기 위해 흰 분말이 든 가루가 들어있는 봉투를 집으로 보냈다"며 "검사 결과 무해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우리 아이들은 이 때문에 매우 당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달 초 벌어진 미국 의회 습격 사건은 '결국 같은 결의 분열'이라고 해석했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이를 그저 파괴적인 행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아주 무섭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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