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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소 논란 전남대 성추행 사건, 항고로 재점화

입력 2021.01.26. 17:12 댓글 0개
검찰 "신체 접촉·불편감 느껴도 성적 수치심 일으킨 추행 아냐"
피해자 광주고검에 항고장 제출…"성인지 감수성 결여된 판단"
"수치심은 다양한 감정으로, 몸 어떤 부위든 추행 본질은 같아"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광주·전남지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전남·북·제주권역, 광주청년유니온, 인권지기 활짝 등이 26일 오전 광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대 산학협력단 성비위 사건 가해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은 검찰을 규탄하고 있다. 2021.01.26. (사진 = 독자 제공)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지검이 무혐의 처분한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성추행 사건'을 광주고검에서 다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강제추행 피해자 측이 불기소 처분에 불복, 재수사를 요청하면서다.

전남대 산학협력단 성추행 사건 피해자(고소인)의 법률 대리인들은 26일 광주고검에 항고장을 냈다.

광주지검은 2019년 말 회식 자리에서 여성 부하 직원을 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고소당한 전남대 산학협력단 과장 A씨를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지난 6일 불기소했다.

검찰은 '신체 접촉으로 피해자가 불편한 감정을 느꼈을 수 있으나 A씨의 행위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률 대리인은 항고 이유서를 통해 '검찰은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판단을 했다'고 지적했다.

법률 대리인은 "불기소 처분은 '어깨·팔 정도를 만진 것을 추행이라고 볼 수 있는지'라는 의구심과 '추행 행위 전 피해자가 피의자와 악수를 하고 잠시 춤을 추기도 해 피해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피의자의 진술과 일맥상통한다. 검사는 피의자의 입장을 중심으로 이 사건을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적 수치심은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으로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불쾌감·분노·공포·무기력감·역겨움·모욕감 등 다양한 감정으로 치환될 수 있다. 검찰이 말한 불편한 감정 자체가 추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란 신체 특정 부분으로 일률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여성에 대한 추행에 있어 신체 부위에 따라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검사는 판결 취지에 반해 다양한 피해 감정을 소외시켰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검사는 여성 몸의 어떤 부위는 만져도 참을 수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토대로 처분했다. 피해자가 적극적인 거부 의사를 나타내기 어려운 위력에 의한 추행 사건의 특수성도 감안하지 않았다. 이러한 검찰의 편견·짐작·왜곡된 기준은 가해자에게 무죄 주장 논거를 줬다. 실체적 진실을 드러낼 수 있는 시각에서 재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등 변호사·여성·인권·시민단체들도 이날 광주지검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올바른 성 관념을 토대로 재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A씨는 이 사건 또는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관련 보도에 악의적인 댓글을 달았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교육부는 사건 감사를 통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성적인 굴욕·혐오감을 느끼도록 신체 접촉을 한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지만, 전남대는 피해자를 '인권센터에 허위 신고했다'며 되려 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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