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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호주 여학생 성적유린 혐의의 여교사 12년만에 호주송환

입력 2021.01.25. 21:10 댓글 0개
[AP/뉴시스] 말카 레이퍼가 2020년 12월12일 자신에 대한 호주당국 송환 재판 대법원 최종심에 출두하고 있다.

[예루살렘=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10여 년 전 호주 유대계 학교에서 가르치던 여학생 자매 등으부터 성적 유린(학대) 제소를 당한 이스라엘 국적 여성이 기나긴 법정 다툼에 져 25일 범죄인으로 호주로 인도되었다.

호주에서 74건의 아동 성적 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말카 레이퍼는 이날 이른 아침 텔아비브 인근 벤구리온 공항에 발목과 손목에 수갑을 찬 차림으로 나타나 비행기 좌석으로 인도되었다. 마침 이날은 이스라엘이 코로나 19 창궐 방역으로 국제공항 항공편 이착륙을 금지하기 직전이었다.

이스라엘 출생으로 호주로 가 이중 국적자인 레이퍼는 2008년 멜버른 유대계 학교 근무 중 여러 학생들을 성적으로 유린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호주 법무부는 피해자들이 정식 소를 제기한 2014년부터 이스라엘에 레이퍼의 송환을 요구했다. 일부 이스라엘 당국자들도 레이퍼 호주 인도를 촉구했다.

호주 학생 중 세 자매는 레이퍼가 멜버른 소재 초정통 유대교 학교에서 가르치면서 자신들은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퍼의 성적 학대 소행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나 레이퍼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단체 대표는 이날 "정의가 구현되는 믿을 수 없는 날"이라면서 "우리는 레이퍼가 호주에서 74건의 혐의에 맞는 벌을 받기를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국회의원들과 유대 공동체 지도자들도 레이퍼의 송환을 환영의 뜻을 표했다. 국회의원이자 이스라엘 주재 대사를 지냈던 데이브 사르마 의원은 트윗에 "이 사건과 관련해서 정의 구현을 걱정했던 모든 이들에게 낭보"라고 말했다.

아동 때 성적 유린을 당했던 많은 이들이 정의가 구현되는 것을 보지 못했는데 이제 호주를 떠난 지 12년 만에 레이퍼가 법정에 서서 피해자 겸 고소인들과 대면하려 호주로 되돌아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2008년 혐의가 제기되자 이스라엘 출생의 레이퍼는 서둘러 이스라엘로 돌아갔다. 2014년 정식 소송을 냈던 피해자들은 이스라엘 당국이 레이퍼의 송환 사건을 질질 끌고왔다고 비난했다.

레이퍼는 법정에 서기에는 자신이 정신적으로 부족하다는 정신미약을 주장했다.

지난해 이스라엘 정신의학 전문가 패널은 레이퍼가 자신의 정신 상태에 관해 거짓말 하고 있다고 판정해 이번 송환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12월 대법원은 레이퍼의 최종 항소를 기각했고 이에 이스라엘 법무장관은 그녀를 호주로 보내라는 명령서에 사인했다.

이 사인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던 아비 니센콘 전 장관은 이날 트윗에 "나는 송환 명령을 방해하지 않기로 약속했으며 이를 지켰다. 말카 레이퍼의 피해자들은 드디어 정의의 실행을 보게 되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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