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벽진서원 '지역문화유산' 발돋움
입력 2021.01.24. 16:20 수정 2021.01.25. 18:03 댓글 0개회재 박광옥 선생 삶 업적 기려
인문학교육 선비정신 현대적 계승
서원은 조선시대 유학을 매개로 한 인재 양성의 산실이자 문화발전소였다.
서원에서 유림들은 평화로운 때에는 과거를 준비하거나 학문에 정진했고 전쟁이 터지면 책을 덮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창검을 들고 외적을 맞아 싸웠다.
광주 서구 풍암동 아파트 숲을 가로지른 금당산 자락에 자리한 벽진서원(원장 윤장현)은 이러한 서원의 역사와 특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서원으로 꼽힌다.
벽진서원(이하 서원)은 임진왜란 때 의병도청을 설치하고 군량미를 조달해 고경명과 김천일을 도운 공신인 회재 박광옥(1526-1593)의 영정과 위패를 모시고 있는 서원이다.
서원 관리와 보존은 음성 박씨 종친회(회장 박상배)가 맡고 있다.
회재 박광옥 선생은 조선 중기 문인으로 본관은 음성(陰城), 자는 경원(景瑗)이다. 해남의 윤선도, 보성의 안방준 집안과 함께 호남의 3대 부자였고, 광주 최고의 갑부로 임진왜란 당시 호국을 위해 사재를 털어 무기와 군량을 조달하는 등 평생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삶을 살았다. 그는 관직을 떠나 낙향해 있는 와중에 왜란이 일어나자 김천일, 고경명 등과 더불어 왜적 토벌에 나설 것을 결의하고 의병 모집 활동을 주도했다.
벽진서원은 1602년 회재 박광옥 선생의 학덕과 절의정신을 추모한 후학들이 창건했고 지난 2018년 150년 만에 지역 유림들과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이 나서 복원됐다.
벽진서원은 복원 이후 다양한 인문학 강좌와 프로그램으로 유교문화 계승과 시민들의 문화욕구 충족에 기여하는 등 유교를 매개로 한 지역 인문학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광주 서구(청장 서대석)는 서구 향토문화유산 발굴 및 보호에 관한 조례에 따라 25일 학산사에 이어 '향토문화유산 제2호'로 지정, 서원 보존은 물론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 받아 지역 명소이자 유교문화 산실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서구는 회재 박광옥 선생을 모신 벽진서원이 문과 충(忠)을 함께 아우르는 광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 중 하나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 '향토문화유산' 2호로 지정했다.
벽진서원은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 '유교지원국고보조사업' 공모에서 '유교아카데미 사업'과 '청소년 인성교육 사업' 등 두 개의 프로그램이 선정, 다양한 인문학 교육을 펼쳐왔다.
'유교아카데미 사업'은 서원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인문학 진흥과 선비 정신 계승을 통해 올바른 가치관 형성과 유교 전통의 현대적 계승과 미래 가치를 습득하는 장으로 펼쳐졌다.
사업은 서원을 기반으로 한 유교문화와 전통을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에게 인문학 교육을 통해 알려주고 이를 후대에 널리 전수키 위해 교육과 실습, 체험 위주 교육방식으로 진행돼 큰 호응을 얻었다.
강사로는 김동하 전 서영대 교수와 박이채 벽진서원 보존회장 등이 나선다.
또 인문학 강좌 외에도 '야생화 자수'와 '캘리그라프 앤 수채화' 강좌, '꽃차 만들기' 프로그램 등 다양한 강좌를 늘려가고 있다.
벽진서원은 서원 입구 돌담벼락 옆 계단을 올라 입구에 들어설 수 있고 내부에는 박광옥의 위패를 모신 의열사와 강의가 열리는 벽진서원 숭본당 등이 자리해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19 여파로 강좌와 프로그램이 축소 운영됐으나 올해에는 여건에 따라 강좌를 열 계획이다.
박상배 음성박씨 정승공파 종친회장은 "벽진서원은 회재 선생의 삶과 업적을 기리는 공간이지만 유교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만나는 문화공간"이라며 "이번 서구 '향토문화유산 2호' 지정으로 서원의 의미와 가치를 인정받고 역사성을 기반으로 한 문화유산으로 시민들에게 한걸음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최민석기자 cms20@srb.co.kr
- "아시아 문화, ACC 박물관에서 간접 체험해요" 2023년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 워크숍 모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아시아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운영해 눈길을 끈다. ACC는 아시아문화박물관의 전시, 소장품 및 아카이브를 연계한 교육으로 시민 곁을 찾아간다.ACC는 다음달부터 6월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문화교육실5에서 인도네시아 바틱과 동아시아 출산의례를 주제로 'ACC 박물관 교육'을 운영한다.먼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인도네시아 바틱'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인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전통 염색기법인 바틱에 대해 알아본다.이번 워크숍은 지난해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를 다녀온 이혜미, 오세린 작가가 함께한다.인도네시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담은 시간으로 구성했으며, 바틱 직물을 활용해 오브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워크숍은 다음달 11일, 5월 9일, 5월 23일, 6월 27일 4차례 진행된다.'동아시아 출산의례' 교육 포스터.이어 아시아 출산의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생활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강의도 열린다.이번 교육에서는 동아시아 과거 전통문화와 근현대에 이르는 민간문화를 포함해 출산의례를 알아보는 의식주 문화와 생활풍습에 대해 조명한다.교육은 총 3회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아시아플러스 연구진이 강사로 참여한다.다음달 16일에는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성과 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오는 5월 28일에는 김효경 한남대학교 중앙박물관 특별연구원이 '한국 출산의례와 설화 속 삼신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6월 25일에는 한남수 선문대학교 교수가 '붉은 색의 두 얼굴, 중국의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한다.ACC가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 전시실을 개편해 지난 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 도시 전시'에서는 계절풍을 따라 동남아시아의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교육과 문화교류, 항구도시에서 만들어낸 고유한 문화 쁘라나칸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화려한 그림과 조각, 신성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금속공예품, 열대의 문양을 품은 옷과 직물 공예, 자연에서 채득한 라탄으로 만든 목공예 등 동남아시아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신화와 신앙, 집과 옷, 이색적인 일상용품을 만나 볼 수 있다.'ACC 박물관 교육' 참가비는 무료로, 신청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아시아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문화박물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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