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 침수 납골당 '사골곰탕' 모욕 네티즌 무혐의

입력 2021.01.25. 16:04 수정 2021.01.25. 17:44 댓글 4개
수해 피해 유가족 모멸감 불구
피해자 특정 어려워 사건 종결
반성은 커녕 인터넷에 무죄 과시
지난해 8월 폭우로 침수된 광주 새로나 추모관 모습을 두고 한 인터넷 사이트 네티즌이 작성한 글

지난해 여름 폭우로 침수된 납골당을 '사골곰탕'으로 표현해 모욕 혐의로 수사를 받은 네티즌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5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광주 북구 새로나 추모관 침수 사고와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모욕 글을 올린 누리꾼 등 6명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결과 모두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이들 누리꾼 6명은 지난해 8월 광주 북구 새로나 추모관 내부가 폭우로 침수된 사진을 두고 모욕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흙탕물이 가득한 납골당 사진을 두고 글 작성자 1명이 '사골곰탕 몇 그릇 나오냐'고 썼고 5명은 댓글을 써 이에 동조했다.

지난해 8월 폭우로 침수된 광주 새로나 추모관 모습을 두고 한 인터넷 사이트 네티즌이 무혐의 결정문을 인터넷에 올렸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 유가족들이 느꼈을 모멸감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모욕죄로 처벌하기 위한 요건이 부족하고 보고 무혐의 조치를 내렸다.

모욕죄 적용을 위해서는 공연성이 인정된 공간에서 피해자가 특정되고,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시킨다고 판단될 때 범죄 요건이 성립된다. 그러나 새로나 추모관 희생자를 모욕한 네티즌들의 '사골곰탕'표현의 경우 피해자를 특정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담양에서 폭우를 피하다 숨진 8살 어린이를 지칭해 '홍어 새끼'라고 모욕한 네티즌 2명의 경우 특정인을 향한 모욕이 인정돼 검찰로 기소됐다.

이처럼 반인륜적 행위에도 불구하고 무혐의 처분이 난 이 사건을 유가족들이 다시 고소하더라도 처벌이 어렵다.

여기에 무혐의 처분을 받은 네티즌이 인터넷 사이트에 이를 과시하는 글을 올리고, 보수성향 네티즌들은 지역감정을 야기하는 댓글을 다는 등 참사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연재해로 가족의 유해를 잃은 피해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글을 쓴 네티즌을 처벌하고자 했으나 모욕죄 처벌 요건이 성립되지 않았다"며 "사회적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사안이지만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으면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밝혔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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