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문소리·김선영·장윤주 쎈언니들의 감정 대결...'세자매'
입력 2021.01.23. 07:00 댓글 0개[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세 자매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아버지 생일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 개와 고양이가 만난 듯 으르렁 거린다.
이 집에서 가장 잘나가는 둘째가 폭발하자, 맏이의 외동딸은 육두문자를 날린다.
"어른들이 왜 이렇게 사과를 하지 않느냐"며 따진다.
영화 '세 자매'의 클라이맥스라 할만한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같이 자랐지만 개성이 전혀 다른 세 자매다. 공통점은 커녕, 세 자매 모두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영화는 극적인 사건보다 인물의 상황, 감정이 돋보인다.
첫째 희숙(김선영)은 "미안하다", "괜찮다"는 말을 달고 산다. 버릇없는 딸과 가정에 무관심한 남편에게도 제대로 된 말 한마디 못하고 괜찮은 척 감정을 억누른 채 살아왔는데 마음의 병이 컸던 탓일까. 암까지 걸렸다.
둘째 미연(문소리)은 남부러운 것 없는 인생처럼 보이지만 가식과 위선이 가득하다. 번듯한 아파트에 교수 남편에 교양 있는 척하지만 자녀들에겐 강압적이고 남편의 외도를 눈치채면서 내면의 폭력성을 드러낸다.
셋째 미옥(장윤주)은 슬럼프에 빠진 극작가로 술에 취하지 않은 날이 없다. 아들이 있는 남자와 결혼해 '돈 때문'이라는 소리를 듣고,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말과 행동으로 주변을 당황하게 만든다.
영화는 위태로운 세 자매를 통해 치유하지 못한 가족 간의 상처를 따라간다.
외도, 가정 폭력 등 자극적으로 버무릴 수 있는 소재가 등장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과 이야기 전개는 섬세하고 깊이 있다.
가족 문제를 단편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나는 과연 상처 주지 않았는지", "진정한 사과를 했는지" 등 평범하고도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관객들에 던진다.
"연기의 끝을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이승원 감독의 의도가 두드러진다.
문소리와 김선영, 장윤주는 밀도 높은 연기력으로 세 배우의 앙상블과 에너지로 꽉 채워졌다.
다만 몰입도를 높이는 사건 사고 없이 몰아치는 인물의 감정과 갈등이 벅차게 느껴지기도 한다.
2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아시아 문화, ACC 박물관에서 간접 체험해요" 2023년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 워크숍 모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아시아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운영해 눈길을 끈다. ACC는 아시아문화박물관의 전시, 소장품 및 아카이브를 연계한 교육으로 시민 곁을 찾아간다.ACC는 다음달부터 6월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문화교육실5에서 인도네시아 바틱과 동아시아 출산의례를 주제로 'ACC 박물관 교육'을 운영한다.먼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인도네시아 바틱'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인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전통 염색기법인 바틱에 대해 알아본다.이번 워크숍은 지난해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를 다녀온 이혜미, 오세린 작가가 함께한다.인도네시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담은 시간으로 구성했으며, 바틱 직물을 활용해 오브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워크숍은 다음달 11일, 5월 9일, 5월 23일, 6월 27일 4차례 진행된다.'동아시아 출산의례' 교육 포스터.이어 아시아 출산의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생활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강의도 열린다.이번 교육에서는 동아시아 과거 전통문화와 근현대에 이르는 민간문화를 포함해 출산의례를 알아보는 의식주 문화와 생활풍습에 대해 조명한다.교육은 총 3회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아시아플러스 연구진이 강사로 참여한다.다음달 16일에는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성과 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오는 5월 28일에는 김효경 한남대학교 중앙박물관 특별연구원이 '한국 출산의례와 설화 속 삼신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6월 25일에는 한남수 선문대학교 교수가 '붉은 색의 두 얼굴, 중국의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한다.ACC가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 전시실을 개편해 지난 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 도시 전시'에서는 계절풍을 따라 동남아시아의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교육과 문화교류, 항구도시에서 만들어낸 고유한 문화 쁘라나칸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화려한 그림과 조각, 신성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금속공예품, 열대의 문양을 품은 옷과 직물 공예, 자연에서 채득한 라탄으로 만든 목공예 등 동남아시아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신화와 신앙, 집과 옷, 이색적인 일상용품을 만나 볼 수 있다.'ACC 박물관 교육' 참가비는 무료로, 신청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아시아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문화박물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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