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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인텔 칩 생산하나···인텔 "파운드리 물량 늘릴 듯"
입력 2021.01.23. 01:00 댓글 0개삼성, GPU 아닌 사우스브리지 생산 수주한듯
인텔 "외부 파운드리 이용 확대할 것으로 보여"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미국 인텔의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따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인텔의 생산 물량을 맡은 적은 없었으며, 이번 수주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추격할 동력이 될지 주목된다. 이 가운데 인텔은 향후 파운드리 물량을 확대할 가능성을 언급해 삼성전자의 수주 가능성에 기대를 높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IT전문매체 세미어큐리트는 인텔이 최근 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인텔이 최근 TSMC 외에 다른 기업에도 반도체 외주 생산을 맡겼다고 했다. 인텔이 요구하는 수준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TSMC 외에 삼성전자뿐이므로 사실상 두 회사가 함께 수주를 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매체는 또한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올 하반기부터 월 300㎜ 웨이퍼 1만5000장 규모로 인텔 칩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은 14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인텔이 TSMC에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을 맡기고, 삼성전자는 사우스브리지 칩셋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스브리지는 PC 메인보드에 들어가는 반도체로 데이터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일각에서는 예상과 달리 TSMC만 GPU 물량을 맡은 것이 아쉽지만, 추가 수주 가능성을 고려하면 긍정적이라는 기대감도 이어진다.
삼성전자 측에서는 고객사 관련 사안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가 인텔 물량을 수주했다면 세계 1위 TSMC와의 격차도 좁힐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55.6%, 삼성전자는 16.4%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반도체 업계는 10㎚ 이하 초미세공정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인텔이 자사 물량을 위탁생산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특히 경쟁사인 AMD에 밀리고 있어 자체생산을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었다.
이후 인텔이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하자 대대적인 사업 구조 개편이 나올 것으로 추정이 나왔고, 외부 위탁생산을 TSMC에 맡길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5㎚ 미세공정을 위한 팹(공장)을 짓고 있어 인텔과 계약했다는 분석도 잇따랐다. 다만 인텔은 TSMC와의 독점 계약 보다 삼성전자와의 듀얼 벤더 활용방안이 주는 장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TSMC의 애리조나 팹이 오는 2023년에나 준비되는 만큼 올해와 내년의 공백기에 미국 본토 협력사가 필요하다"며 "다중 위탁생산에서 오는 경쟁적 가격협상력 획득과 EUV 활용 단계 이후 TSMC와 삼성전자의 수율 및 생산력 격차 불확실성을 감안한 공동 사용 결정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인텔은 2023년 제품의 대부분은 자체 생산하지만, 외부 파운드리를 추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혀 삼성전자의 수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인텔의 차기 CEO로 내정된 팻 겔싱어는 21일(현지시간)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7㎚ 공정의 문제를 회복했다며 "2023년 생산될 7㎚ 칩 대부분은 내부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했다.
인텔이 2023년부터 출시될 7㎚ 제품은 자체 생산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수년가량 벌려진 초미세 공정 기술력을 빠르게 따라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겔싱어는 그러면서도 "다만 우리의 포트폴리오를 고려할 때 특정 기술과 제품에 대해선 외부 파운드리 이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파운드리 활용은 정식 취임한 후에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 팻 겔싱어는 다음달 15일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향후 인텔의 외주 생산 물량을 두고 삼성전자와 TSMC가 경쟁할 전망인 가운데, 대규모 투자에 나선 TSMC에 대응할 삼성전자의 전략도 관심을 모은다. TSMC는 최근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250억~280억달러(약 27조~31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총수 부재 상황에서 당장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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