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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취임식 동원된 주방위군, 다 쓰고 버렸다?···"엄청난 배신"

입력 2021.01.22. 15:38 댓글 0개
"전날까지 고맙다던 의원들은 어디에…"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미 전역에서 동원된 주방위군들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1.01.22.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미 전역에서 동원된 주방위군이 갑작스러운 철수 명령에 인근 주차장 등에서 21일 저녁(현지시간)을 보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에 2만5000명의 주방위군 병력을 집결해 비상사태에 대비했는데, 취임식을 마친 뒤 이들을 바로 쫓아낸 것이다.

21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한 대원은 "전날만 해도 수십 명의 상·하원 의원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악수를 하며 우리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런데 24시간 만에 필요 없어진 우리는 주차장 구석으로 추방당했다"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원은 "21일 국회의사당에 배치된 병력들을 일제히 철수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며 "인터넷도 터지지 않는 주차장에서 5000여명이 시간을 보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전기 콘센트 1개, 화장실 1개, 의자 2개가 있는 곳에서 수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날 워싱턴의 저녁 날씨는 4도 안팎이었다. "12시간씩 교대하는 방식으로 주차장에서 휴식을 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대원도 있었다.

국토부 산하 비밀경호국에 따르면 동원된 주방위군의 임무는 취임식 다음 날인 21일 정오를 기점으로 공식 완료됐다. 이에 따라 의회, 인근 호텔 등에 배치했던 주방위군의 현장 철수를 지시했다고 이들은 밝혔다.

폴리티코의 보도가 나오자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정말 분노할 일이다.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트위터에 글을 게시했다.

이라크전 참전 용사인 태미 더크워스(민주·일리노이)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여러 차례 전화를 해 국회 경비들이 주방위군에 사과를 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들은 다시 의사당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을 꾸준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계속되자 이날 오후 10시께 의회는 다시 문을 열고 주방위군이 실내에서 쉴 수 있도록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국방부 산하 주방위군사무국(NGB)은 "취임식에 동원된 인력 중 1만600명만 현재 워싱턴에서 근무 중"이라며 "이를 제외한 1만5000명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인력과 물류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NGB는 1만5000명의 귀환 준비에 5~10일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방위군들은 지급된 장비를 반납하고, 돌아갈 루트를 확인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까지 마쳐야 한다.

워싱턴주 정부의 요청에 따라 약 7000여명의 병력은 이달 말까지 워싱턴에 남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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