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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신용대출 분할상환 추진에 '술렁'···선수요 몰리나

입력 2021.01.22. 05:00 댓글 0개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라 15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이 17일부터 전면 금지 됐다. 9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도 20%(현행 40%)로 축소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은행의 대출 상담 창구. 2019.12.1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박은비 기자 = 금융위원회가 고액 신용대출의 원금 분할상환을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대출자들 사이에서 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정책이 정해지기 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미리 받아놓자"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9일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일정금액 이상의 신용대출에 대한 원금분할상환 의무화를 추진키로 했다. 최근 수년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고액 신용대출을 억제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금융위는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을 오는 3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기도 전 금융권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각종 추측이 나오고 있다.

먼저 금융권에서는 원금을 분할상환해야 하는 고액의 기준은 1억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연 소득 8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가 총 신용대출을 1억원 넘게 받으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적용 대상이 1억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또 신용대출 총액이 아닌 일부에만 적용하거나, 마이너스 통장은 제외되는 등의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올 한해의 업무계획을 내놓고 이제 막 검토를 시작한 단계"라며 "오는 3월 발표되는 방안의 주요 골자는 차주 상환능력 감안해서 대출하도록 하는 체계를 가져간다는 것이며, 이와 관련해 세부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의 이러한 정책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금융위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를 자제하는 차원에 내놓은 고심책이지만 차주가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생활자금 용도로 빌려가는 경우가 많은데, 원금까지 나눠 갚게 되면 대출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예컨대 1억원을 1년간 빌린 차주는 그간 매월 이자를 내고 만기 때 원금을 갚으면 됐지만, 분할상환이 의무화되면 매월 1000만원 가량을 갚아나가야 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을 받는 이유는 이자비용보다 더 큰 효용을 얻으려고 대출을 받는 것"이라며 "꼭 주식 투자가 아니더라도 대학등록금 등 자금을 활용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매월 부담해야 할 상환금액이 지금보다 커지면 누가 빌리려고 할까 싶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위 안을 시행하려면 지금보다 대출기간을 늘려 차주 부담을 완화하는 방식이어야 하나, 이 또한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원리금을 분할상환하려면 기간이 길어야만 합리적인 수준에서 돈을 갚아나갈 수 있다"며 "이번 제도가 시행되면 은행들의 리스크는 사실상 없고 실제 돈을 빌려가는 차주들의 불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선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간 새로운 신용대출 규제가 나올 때마다 선수요가 몰리면서 신용대출 잔액이 폭증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 금융위의 업무계획 발표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는 "고액이 아니더라도 혹시 모르니 미리 대출을 받아두는 것이 어떻겠냐"는 등의 질문이 올라오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점이 정해진 것이 없고 소급 적용은 아니라고 하니 아직 영업점 문의는 많지 않다"며 "하지만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서둘러 대출을 받아두려는 선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지난번 부동산대책처럼 발표 다음날부터 바로 시행하는 게 아니면 수요는 확실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매달 원금 상환 부담이 생기는데 월급을 받아서 빚을 갚아야 하는 사람들은 부담돼서 '빚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대책 발표 이후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방안별로 차별적, 단계적으로 시행시기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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