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8년만의 적자' 르노삼성, 희망퇴직 등 '서바이벌 플랜' 가동

입력 2021.01.21. 13:18 댓글 0개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8년만에 적자로 전환한 르노삼성자동차가 21일 희망퇴직을 포함한 '서바이벌 플랜'을 발표, 강도높은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이달 초 전체 임원의 40%를 줄이고, 남은 임원의 임금도 20% 삭감키로 하는 등 한 차례 허리띠를 졸라맨 르노삼성은 21일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서바이벌 플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유럽시장 위축과 닛산 로그 위탁생산 종료로 르노삼성이 적자 전환하고, 프랑스 르노그룹이 강도높은 자구책을 요구한데 따른 조치다.

서바이벌 플랜은 ▲내수시장 수익성 강화 ▲XM3 수출 차량의 원가 경쟁력 강화 및 안정적 공급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 시행 및 르노그룹 비용절감 플랜에 맞춘 고정비 절감 등을 주 내용으로 한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2019년 3월 이전 입사자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부산공장과 영업본부, 연구개발(R&D) 본부 등이 모두 희망퇴직 대상이다. 희망퇴직 규모는 265명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르노삼성 측은 "규모를 정해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희망퇴직 대상으로 선정되면 다음달 28일 일괄 퇴직하게 된다.

희망퇴직자는 법정 퇴직금과 별도로 1인당 평균 1억8000만원, 최대 2억원의 위로금 및 차량 할인혜택 등을 받게 된다. 근속년수와 직군에 따라 6~36개월 급여에 달하는 특별위로금, 자녀1인당 학자금 1000만원, 신종단체상해(의료비) 보험, 차량 1대 할인혜택(2년 이내 구입시), 장기근속휴가비(올해 장기근속이 도래하는 경우), 전직지원서비스 등이다.

르노삼성은 "수익성 및 수출 경쟁력 개선 없이는 르노 그룹으로부터 향후 신차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지속가능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서바이벌 플랜을 시행한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내외 경영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의 구조 개선과 함께 현재의 판매 및 생산량에 대응하는 고정비, 변동비의 축소 및 탄력적 운영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의 이번 구조조정은 본사인 프랑스 르노그룹의 고강도 자구책 요구에 따른 것이다. 유럽을 강타한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프랑스 르노그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수익성을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전환하는 새로운 경영전략 '르놀루션(Renaulution)'을 발표했다.

르노그룹은 2023년까지 수익과 현금 창출에 집중한 후 2025년까지 라인업을 강화하고, 이후 사업모델의 중심을 테크, 에너지, 모빌리티로 이동시킬 방침이다. 특히 르노는 한국과 라틴 아메리카, 인도 등에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국내외시장에 11만6166대의 완성차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내수판매는 늘었지만 코로나19로 해외판매가 77.7% 감소하며 전년 동기 대비 34.5% 역성장을 나타냈다. 판매대수와 생산물량 모두 2004년 이후 16년만의 최저치로, 2012년 이후 8년만의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특히 부산공장의 경우 지난해 3월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된 후 코로나19 등으로 후속모델 공백상태가 이어지며 해외판매가 큰폭으로 줄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12월25일부터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 유럽 수출물량 첫 선적을 시작하며 본격적 수출에 나섰지만 유럽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수출물량을 확신하기 힘들다.

르노삼성은 국내 5개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2020년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르노 본사는 파업으로 잦은 생산차질을 빚어온 부산공장의 경쟁력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 종료 후 지난해 판매가 11만대 수준에 그쳤지만 인력은 판매대수가 27만대 수준이었던 2017년과 같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고정비 구조를 유지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내년까지도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몸집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지 못하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서바이벌 플랜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르노삼성 노사는 21일 '2020 임단협 4차 본교섭'을 진행한다. 르노 본사의 자구책 요구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이 설 전 임단협 타결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