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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쉰 분" "인턴" "박원순 조연"···野 후보들 간 비방 고조
입력 2021.01.21. 05:00 댓글 0개오세훈 "아마추어 초보, 1년짜리 인턴시장 안돼"
군소후보들, '빅3' 견제 "구태의연한 기성 정치인"
공관위원 "제소하면 페널티 고려…아직 지켜봐야"
[서울=뉴시스] 최서진 기자 = 국민의힘이 지난 18일 예비경선 후보 등록을 시작하면서 후보들 간 공방도 불이 붙고 있다. 안·나·오(안철수·나경원·오세훈)로 분류되는 '빅3' 간 견제가 치열한 가운데, 군소 후보들도 존재감 부각을 위해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앞서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13일 출마 선언을 통해 "누군가는 숨어서 눈치 보고 망설일 때, 누군가는 모호한 입장을 반복할 때 저는 높이 투쟁의 깃발을 들었다",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 등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세훈 전 시장을 우회 저격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지난 17일 "빈사 상태의 서울은 아마추어 초보시장, 1년짜리 인턴시장, 연습시장의 시행착오와 정책 실험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지난 18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도 "(나 전 의원은) 업무 파악에만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자신의 시정 경험을 부각했다.
두 후보 사이 "10년 쉰 분", "초보시장" 등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안 대표는 '동료 인식'을 강조하면서도 "후보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도 존재감 부각 차원에서 '빅3'의 책임론을 강조하며 견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출마 선언 당시 '빅3'를 향해 "10년 전 박원순 조연"이라고 강조한 오신환 전 의원은 연일 안 대표를 향해 "누가 박원순·문재인에 했듯 양보하라고 강요하느냐", "지지율이 빠질 수밖에 없다"며 맹공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안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 야권의 후보 선출이 갑자기 인지도 높은 기성 정치인의 단일화 샅바싸움으로 변질되고, 실력있는 신인 등장을 가로막고 구태의연한 기성 정치인 경쟁만으로 왜곡되고 있다"며 '안·나·오'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상호비방·흠집내기에 대해 공천 배제 등 페널티를 부과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구체적 내용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민 공관위 대변인은 지난 18일 '내부 총질 과열에 대한 우려'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당 내부에서는 야권 단일화 논의는커녕 예비 경선 전부터 신경전이 부각되는 것은 '제 살 깎아내리기'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2007년 이명박·박근혜 경선을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두 후보가 서로를 깎아내리면서 그 후폭풍이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며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하되, 최종 당 후보가 나오기 전까지 의혹 제기나 인신 공격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후보들 간 논쟁이 오히려 경선 흥행에 보탬이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경선이 과열되면 상당한 부정적 시선이 있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관심이 간다는 것이다. 관심을 못 끌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야권 주자 간 공방이 어느 정도 필요함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여야 후보 간 부동산정책 등 정책 경쟁을 할 수는 있겠지만, 야당 후보들 간은 그렇지 않다. 경선을 관심 받게 해야 하고, 이건 단일화와 상관 없이 중요하다"며 "보궐선거는 투표율이 낮아서 어떤 식으로든 관심을 갖게 해서 많은 사람들이 투표를 하게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은 일단 몸을 낮췄다. 그는 지난 20일 국민의힘 예비경선 후보 등록을 마친 후 나 전 의원을 향해 "섭섭하게 듣지 않았길 바란다"며 "당내 경선에서 되도록 네거티브는 불필요하다"고 한발 물러섰다.
국민의힘 한 공관위원은 "특정 후보가 불공정한 경선 과정이라든지, 상호 비방이라든지, 근거 없는 흑색선전 등으로 공관위에 제소하면 페널티 부과를 고려할 것"이라며 "아직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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