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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붕어빵 경제
입력 2021.01.20. 18:23 수정 2021.01.20. 20:03 댓글 0개겨울철 국민 간식이자 찬바람이 불면 더욱 생각나는 것은 단연 붕어빵이다.
붕어빵은 붕어 모양 반죽틀에 밀가루 반죽과 달콤한 단팥소를 넣어 빚어낸 길거리 대표 먹거리다. 붕어빵 보다 좀 더 큰 모양의 잉어빵과 둥그런 모양의 국화빵 등 붕어빵계 아류도 있다.
붕어빵은 1930년대 일본 '도미빵'이 한국에 들어와 시초가 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이후 1950~60년대 미국의 곡물원조로 밀가루가 국내에 대거 들어오면서 붕어빵이 유행하기도 했지만, 1980년대 자취를 감췄다 1997년 외환위기(IMF)를 거치며 다시 인기를 끌었다.
붕어빵은 서민음식으로 대표된다. 퇴근길, 혹은 하교길에 집 앞 노점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저렴한 값에 부담없이 사 먹을 수 있고, 추운 겨울 따끈따근해 호호 불어먹는 재미에 언제 어디서나 찾는 우리나라 대표 음식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붕어빵은 우리에게 추억의 노점 간식이라는 의미를 넘어 서민경제를 대표하는 경제지표로 인식되고 있다. 불황이 심해져 실업자가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붕어빵 장사가 증가해 '불황 지표'가 됐다. 붕어빵의 주재료인 밀가루와 설탕, 단팥값이 크게 올라 붕어빵 개수가 줄어들면 각종 물가 인상으로 어려운 서민경제를 있는그대로 대변하는 '물가 지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겨울철에 대거 볼 수 있었던 붕어빵 장사가 사라진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각종 커뮤니티에 '우리 동네 붕어빵 가게 위치'를 서로 공유할 정도다. 동네 주변으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던 붕어빵을 쉽게 살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낸 진풍경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늦은 시간 밖을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붕어빵을 찾는 사람들이 큰 폭 감소했고, 단팥 등 곡물 값이 예년과 다르게 큰 폭 상승한 것도 붕어빵을 쉽게 주변에서 찾을 수 없게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로나'에 찾는 사람도 없고, 비싼 재료값에 팔아봐야 남는게 없어 붕어빵이 사라진, '코로나'가 만들어낸 새로운 '코로나 지표'인 셈이다.
따끈따끈 맛있는 붕어빵이 유난히 생각나는 요즘이다.
김옥경 경제부 부장대우 okkim@srb.co.kr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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