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지방은 없었다"

입력 2021.01.18. 15:43 수정 2021.01.18. 18:21 댓글 0개
28개 질문 중 지방 관련 질문‘제로’
지방지 기자도 질문자에 포함 안돼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온·오프 혼합 방식으로 열린 '2021 신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번호판을 든 질문자를 지목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주재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방과 관련된 현안 문제가 거론되지 않아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이런 상황은 이날 지목된 기자들이 지방 현안 문제를 질문하지 않았기 때문이긴 하지만 이전 기자회견에서는 특정주제 또는 그룹에 대한 질문이 적으면 사회자가 자연스럽게 질문이 나오도록 유도해 왔다는 점에서 올해는 그런 절차마저 생략된 셈이다.

이 때문에 국가균형발전을 국정과제로 삼은 현 정부의 지방에 대한 인식이 이번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춘추관(20명)과 온라인(100명)으로 연결된 내·외신 기자 120명에게 질문할 기회가 부여됐다.

예정 시간을 23분 초과해 123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총 28개 질문이 나왔으나, 지방 현안 문제를 질문하는 기자는 한명도 없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방 현안 문제는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취임 후 첫 신년 기자회견이었던 2018년에는 '지방이 골고루 잘살 수 있는 지방분권 방안은?', 2019년 '지역 활력 프로젝트와 예타(예비타당성 조사)면제 선정 기준은?', 2020년 '지역 경제 활력을 위한 공공기관 추가 지방이전 방침은?' 등의 질문이 나왔다.

그러나 올해는 대통령과 기자들의 주요 문답에서 지방 관련 현안이 제외됐다.

이는 질문자로 지목된 기자들의 인식에 '지방'이 없었던 점과 함께 청와대 측의 배려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역대 기자회견에서는 특정 주제 또는 그룹에 대한 질문이 현저히 적으면 사회자가 질문을 유도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2019년 기자회견에서 사회자(윤영찬 국민소통수석)가 "지금 (중앙)일간지 기자들이 지목을 많이 못 받았던 것 같습니다. 괜찮으시다면 한번 기회를 주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고 건의하자, 문 대통령은 곧바로 "그러면 중앙일간지, 중앙일간지 기자님들만 손들어 보시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방 관련 질문이 아예 나오지 않았고, 총 질문자 중 지방일간지 기자도 한명 밖에 없었다.

이에 사회자가 기자회견 마무리 시간에 지방 관련 현안 문제가 질문으로 나오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질문을 유도했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방 관련 현안 문제가 질문으로 나오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가 싶다"며 "지방을 배려하지 않은 청와대 측의 진행이 아쉽다"고 했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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