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기고> 현대판 음서제 '연예인 세습'

입력 2021.01.07. 14:55 수정 2021.01.18. 19:33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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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직업상담사)

요즘 텔레비전을 보노라면 안방극장이 연예인 가족들의 사랑방이나 놀이터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가족예능은 이제 없어서는 안 될 프로그램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자녀는 물론이고 배우자, 부모, 형제·자매, 처가·시댁식구…. 없는 족보가 없고, 안 나오는 가족이 없다.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은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도를 넘은 연예인 세습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가족예능은 시청자들에게는 스타의 가족 등 사생활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준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시청률 확보를 위해 일단 유명 연예인 가족을 내세워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기획을 보장해주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방송가에 인맥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은 오랜 무명생활을 거쳐도 연예계에 발을 내딛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들이 연예인 2세나 가족을 바라보는 상대적 박탈감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가족 연예인은 데뷔 전부터 각종 미디어를 통해 스타가 된 가족의 후광을 입고 각종 방송이나 언론에 나와 자신을 홍보하고 있다.

이제는 가족의 인지도를 이용한 연예인 데뷔가 아주 당연한 듯 여겨지고 있다. 실제 가족예능 출연 이후 CF를 찍기도 하고, 각종 드라마에 출연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연예인 가족의 특혜 차원의 브라운관 노출은 결코 공정하지 못한 게임이다. '연예인 세습'을 '현대판 음서제'라고 말하면 과연 지나친 표현일까.

취업이 너무나도 어려운 이 시대에 연예인 세습은 계층 상승의 사다리를 잃은 이 시대 청춘들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히고 있다.

우리가 그렇게 부르짖는 '공정한 사회'는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사회가 아닌가.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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