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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메르켈' 라셰트에 獨언론 "기민당, 안전한 선택"

입력 2021.01.18. 09:13 댓글 0개
폴리티코 "계속되는 '메르켈 시대' 상징"
[베를린=AP/뉴시스]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CDU)은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를 차기 대표로 선출했다. 사진은 16일(현지시간)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다른 후보와 이야기 중 웃음을 짓고 있는 라셰트의 모습. 2021.01.18.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CDU)은 아르민 라셰트(60)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총리를 차기 대표로 선출했다.

17일(현지시간) 독일 주요매체들은 전날인 16일 독일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진행된 당대표 2차 선거에서 라셰트가 1001명의 대의원 가운데 521명의 지지를 얻으며 당 대표로 선출됐다고 전했다.

라셰트는 오는 9월 총선 이후 메르켈 총리를 이어 총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전통적으로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정부는 원내 의석이 많은 기민당의 대표를 총리 후보로 선출해 왔다.

독일 보수 신문인 프랑스푸르터 알게마이너 차이퉁(FAZ)는 "기민당이 안전한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라셰트는 독일 16개 주 중 인구가 가장 많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의 주 총리로 정치적 자리매김을 마쳤다. 그는 2017년 주 총리에 오른 이후 약 4년 동안 폭넓은 연정을 선보였다.

그는 16년 장기 집권한 메르켈 총리의 측근으로 실용·중도로 상징되는 '메르켈리즘'의 후계인으로 꼽힌다. 라셰트는 2015년 유럽 난민 위기 당시 메르켈 총리의 주장을 지지하며 난민 쿼터제에 찬성의 목소리를 냈다. 유럽연합(EU)과의 관계 설정 등 현 정부의 정책을 가장 매끄럽게 이어받을 수 있는 후보자로 꼽힌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유럽판 폴리티코는 "라셰트의 선출은 사실상 계속되는 '메르켈 시대'를 의미한다"고 해석을 내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나아가 "현재 기민당의 가장 큰 문제는 메르켈 총리 없이 메르켈 정신을 이어갈 수 있느냐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치전문가들은 양극화를 해결하지 못한 채 물러서는 메르켈 총리의 후임으로 또 다른 메르켈이 등장한 셈이라며 "그는 분열된 사회 통합이라는 힘든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셰트 역시 이를 의식하듯 당선 연설에서 "정계에서 성공의 비결이랑 '양극화의 기술'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며 "그러나 우리에겐 양극화가 필요없다. 이는 우리가 쉽게 얻을 수 있는 독일 뿐이다"고 말했다.

라셰트는 이어 "기민당의 해법은 양극화가 아니라, 분명한 소통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벌어진 의회 습격 사건을 언급하며 분열된 지도부가 만들어 낸 사회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자신이 이끌 '포스트 메르켈' 시대와 관련해서도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메르켈 총리에 매혹됐던 많은 사람들은 이후 기민당에 매혹된다"며 "국내·외에서 메르켈 총리가 얻었던 신뢰와 신임은 단순히 다음 사람이 물려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다시 이를 획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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