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설 무단 도용 인물, 문학상 5개 수상" 파장
입력 2021.01.17. 15:12 댓글 0개[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 남성이 다른 작가의 작품을 무단 도용해 여러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백마문화상'을 받은 단편소설 '뿌리'를 쓴 김민정 작가가 지난 16일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소설을 그대로 도용한 남성이 5개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 작가는 "제 소설 '뿌리'의 본문 전체가 무단도용됐으며, 제 소설을 도용한 분이 2020년 무려 다섯 개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하였다는 것을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고 썼다. "구절이나 문단이 비슷한 표절의 수준을 넘어,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그대로 투고한 명백한 '도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글을 도용한 인물이 자신의 소설 '뿌리'로 '제 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 '2020포천38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 등 5개의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전했다.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에서는 제목을 '꿈'으로 바꿔 투고했고, 나머지는 제목과 내용 모두를 도용했다고 했다. 즉 "같은 소설로 여러 개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그 소설은 본인의 작품이 아닌 저의 소설을 무단도용한 것이었다"는 지적이다.
"도용된 소설에서 이 분이 상상력을 발휘한 것은 '경북일보 문학대전'과 '포천38문학상'에서 기존 제 문장의 '병원'을 '포천병원'으로 바꿔 칭한 것"뿐이라고 꼬집었다.
백마문화상은 명지대 명대신문사가 전국의 대학생과 휴학생을 대상으로 여는 문학 공모상이다. 수상작은 명대신문에 게재돼 온라인에서도 읽을 수 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의 문학 관련 갤러리에서 이번 문제가 불거졌다. 김 작가는 남성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작가는 "이번 일로 인해 문장도, 서사도 아닌 소설 전체를 빼앗기게 되었고, 제가 쌓아 올린 삶에서의 느낌과 사유를 모두 통째로 타인에게 빼앗겨 버렸다"면서 "제가 도용당한 것은 활자 조각이 아닌 제 분신과도 같은 글이었기에, 저 스스로를 지키고자 이 글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번 일이 단순히 제 피해회복으로 마무리되지 않기를 바라며, 창작계 전반에서 표절과 도용에 대한 윤리의식 바로 세우기가 반드시 뒤따르기를 바란다. 그것이 이 사건의 의미"라면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이 일에 맞서고 제 글과 자신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김 작가의 문제 제기 뒤 소셜 미디어 등 온라인에서는 해당 남성이 소설 뿐만 아니라 각종 공모전에 타인의 창작물을 도용해 출품했다는 의혹이 빗발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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