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젊은 창작자들 자생력 키우는 플랫폼될게요"

입력 2021.01.15. 17:49 수정 2021.01.15. 17:49 댓글 0개
청년 예술가 협동조합 '플리마코'
2015년 아트 상품 플리마켓 시작
새로운 작품 판로 스스로 열어
젊은 창작자 지역서도 활동 가능케
아트숍·특화 메이커스페이스도 운영
올해 새로운 비대면 판매 방식 선봬
지역 청년 예술인 협동조합 플리마코는 플리마켓 '브릿지 디 마켓'을 열어 작품 판로를 스스로 개척했다. 올해로 7년차를 맞은 이 플리마켓은 지역 창작자들과 소상공인들이 함께 참여해 한 해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예술가와 시민의 접점을 만들어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플리마코 브릿지디마켓 모습.

지역 청년 예술인들이 작품 판로 개척을 위해 공동으로 시장 만들기에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예술작가들과 소비자가 동떨어진 지역에서 이들을 연결시키며 지역 청년 작가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의 젊은 문화예술 발전을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 주인공은 청년예술가 모임인 플리마코 협동조합(대표 김혜현·이하 플리마코)이다. 이 조합은 2015년 첫 발을 뗐다.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있는 친구들과 프로듀서를 꿈꾸던 김혜현 대표가 일을 벌였다.

서울을 중심으로 플리마켓이 기존의 벼룩시장 분위기에서 자신이 만든 아트상품 등을 판매하는 아트마켓으로 트렌드를 달리하던 당시다. 미술을 전공한 친구들이 광주에 플리마켓이 없어 서울까지 가서 자신들의 아트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가 '우리가 광주에서 해보자'고 제안한 것이 시초다. 당시 대인예술야시장에서 플리마켓이 열리고는 있었지만 예술품을 팔기에는 분위기가 맞지 않다고 판단한 이들은 젊은층의 방문이 많은 동명동 카페 거리의 한 카페 앞에서 플리마켓을 열었다. 테이블 4~5개를 두고 직접 그린 작품과 자신의 작품을 활용한 문구 상품, 목공예품, 수제 초 등을 팔았는데 생각보다 매출이 좋았다.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협력해 시범적으로 선보인 플리마코 고카트 브릿지디마켓.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마켓으로 소비자가 카트에서 내리지 않아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올해 브릿지디마켓은 고카트 브릿지디마켓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그 길로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이들은 마을기업에 선정돼 초기 자금을 마련, 마켓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이후 이들은 서석초등학교 앞에서 동그랑마켓으로 시작해 2016년에 자리를 옮겨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구름다리에서 본격적으로 '브릿지 디 마켓(Bridge D. Market)'을 열었다.

김혜현 대표는 "광주의 경우 예술작가들과 소비자, 시민이 굉장히 동떨어져 있는데 창작자와 소비자를 연결시킨다는 의미에서 '브릿지 디 마켓'이라 이름을 붙였다"며 "1년에 50여개 팀의 예술가와 소상공인 등이 어우러져 마켓에 참여했고 이들의 매출은 총 30억원에 달할 만큼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6명으로 시작해 현재 198명의 회원이 가입한 플리마코는 지역의 젊은 창작자들을 위한 플랫폼도 운영 중이다.

플리마코의 동명동에 위치한 아트숍. 지역 창작자들에게 안정적 판로로 역할하고 있다.

브릿지 디 마켓의 성공으로 공공기관, 단체 등의 기획, 운영 컨설팅 의뢰를 받게 된 이들은 여기에서 창출된 수익을 바탕으로 동명동에 아트숍과 창작활동이 가능한 메이커스페이스(열린 제작실)를 오픈했다.

아트숍은 창작자들에겐 안정적인 판로가 되고 있다. 메이커스페이스 경우 지역 내 여타 공간과는 달리 아트 상품 창작 위주의 장비 등을 구비해 차별화했다.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한 프린트 방식의 리소그래피 프린트는 지역에서 플리마코의 메이커스페이스만이 구비하고 있는 장비이며 레이저 프린트의 경우 섬세한 작업이 가능한 것으로 갖췄다.

플리마코의 메이커스페이스는 작가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멤버십에 가입해 일정 금액을 내면 이용할 수 있다. 또 협동조합의 회원들이 직접 강사로 참여해 유리공예 등 시즌별 강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에게는 교육의 기회를, 창작자들에게는 또다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온택트 마켓도 개발 중이다. 아트숍을 기반으로 한 유튜브를 통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상품에 걸맞는 주제를 기반으로 ASMR 등이 주요 콘텐츠다. 소비자가 영상을 클릭하면 해당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올해 브릿지 디 마켓은 지난해 시범적으로 선보인 DT(Drive Through·차에 탄 채로 이용할 수 있는)형식의 마켓으로 운영된다. 전동 레이싱 카트를 타고 플리마켓을 이동하며 상품을 사는 방식이다.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협력해 시범적으로 선보인 바 있다. 또 마켓 현장에 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유튜브로 상품을 소개하고 그 즉시 구매 신청을 받아 판매할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도 선보인다.

김 대표는 "시민과 청년, 작가, 창작자 모두가 함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가며 자생력을 키워나가는 자립형 예술경영 플랫폼으로, 언택트시대에도 지역에서 세계로 창작의 자유를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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