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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이자···바닥 뚫는 예금금리

입력 2021.01.14. 05:00 댓글 0개
우리은행 정기예금 상품 2종 금리 인하
정기예금 이용규모 갈수록 줄어들 전망

[서울=뉴시스] 최선윤 기자 = 우리은행이 주력 정기예금 상품 2종의 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주요 은행들의 주력 예금상품의 금리가 잇따라 하향되며 바닥을 뚫을 기세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5일부터 정기예금 상품 '우리SUPER정기예금'과 '시니어플러스 우리예금'의 금리를 낮추기로 했다. 1년 만기를 기준으로 '우리SUPER정기예금'의 금리는 현행 연 0.90%에서 연 0.65%로 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지고, '시니어플러스 우리예금'의 금리는 현행 연 0.55%에서 연 0.30%로 0.25%포인트 인하된다.

은행권의 주력 예금상품의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 이번 조치의 주된 배경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타행의 주력 예금상품과 비교해 우리은행의 금리가 0.20% 이상 높은 상태임을 감안해 금리를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대면 주력 정기예금 상품인 '원(WON)예금'의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현행 0.90%를 유지한다.

지난해부터 주요 은행의 주력 예금상품 금리가 사실상 '제로금리'에 가까워지자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기예금의 효용성이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창구에 주식과 펀드 등 투자 문의가 훨씬 많아졌다"며 "정기예금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간 영향도 없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정기예금 이용 규모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수년씩 정기예금으로 돈을 묶어놓는 데 대한 매력도가 갈수록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예컨대 1000만원을 1년간 정기예금으로 묶어놔도 얻을 수 있는 이자는 10만원이 채 되지 않아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되려 '손해'라는 푸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소비자 반발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예금금리가 이미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황이라 추가 인하에 대한 불만이 표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 1% 이상의 금리를 주는 예금상품은 전 은행권을 통틀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은행들은 '쥐꼬리 이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데 따른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저금리 장기화와 빅테크와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악화 우려를 최소화 해야 하는 상황이라 수신이율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은행들의 입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성 유지와 리스크 관리 사이에서 고심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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