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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감평사, 부동산 '탁상 자문' 갑질 논란 결론 나온다

입력 2021.01.14. 05:00 댓글 0개
법원, 공정위-협회 '탁상 자문 금지' 관련 14일 판결
"수수료 먹튀 악용" vs "업체간 경쟁수단 제한" 분분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2021.01.07.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금융기관과 감정평가 업계간 갑질 논란을 일으켜온 해 묵은 관행인 부동산 '탁상 자문'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온다.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는 14일 오전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가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해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 협회가 회원들에 대해 문서로 탁상 자문하는 것을 금지하고, 징계를 강화하자 이를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로 판단,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원을 처분했다. '5억원'은 공정위가 사업자 단체 금지행위에 대해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 최고 상한이다. 또 협회를 형사 고발한 상태다.

협회는 이에 불복해 법원에 공정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날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탁상 자문은 감정평가사가 금융기관이나 기업, 소비자 등 의뢰인의 요청에 따라 현장 조사 없이 개략적인 추정가액을 제공하는 것을 말하며, 법적 효력은 없다.

현행 '감정평가 및 감정평가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감정평가사가 현장 조사를 통해 대상 물건을 확인하지 않고 감정평가하는 것은 위법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동안 금융기관이 감정평가를 의뢰하기 전에 대출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사전 검토 목적으로 탁상 자문을 활용하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문제는 일부 금융기관이 탁상 자문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감정평가 업계는 금융기관이 정식 감정평가 의뢰 없이 탁상 자문을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금융기관은 수수료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근저당권 설정 비용과 인지세 등 수수료를 수익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금융기관(채권자)이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은행 여신거래 표준 약관이 개정된 이후에는 이 같은 경향이 더 심화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금융기관이 여러 감정평가사에게 탁상 자문을 의뢰한 뒤 도중에 철회하는 방식으로, 입맛에 맞는 자료를 골라 쓰면서 비용은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등 횡포를 일삼기도 했다.

일부 기관은 법적 효력이 없는 탁상 자문으로 감정평가를 갈음하는 일까지 생기면서 관련 법 위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탁상 자문을 문서화해서 제공하는 것을 협회 차원에서 금지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협회는 현재 탁상 자문은 별도의 문서화 없이 일정 범위(30%)의 추정 가격만 알려주는 구두 탁상 자문만 허용하고 있다.

반면 공정위는 탁상 자문이 감정평가사가 경쟁을 위해 금융기관에 제공할 수 있는 '용역'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감정평가 업계는 현재 13개 대형 법인이 주도하고 있는데, 개인 사무소나 중소형 법인이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트기 위해 탁상 자문 같은 용역이 규모의 열세를 만회하는 수단이라고 본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탁상 자문을 금지할 경우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반면 업계는 경쟁보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관행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실적으로 금융기관이 개인이나 중소 법인보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수수료를 떼어먹어도 불공정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반박한다.

국토부도 '수수료 먹튀' 수준의 이같은 고질적 관행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감정평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르면, 국토부와 감정평가업계는 감정평가사가 수수료를 받은 후 평가서를 발급하는 것을 감정평가 업무 원칙으로 정립시킬 방침이다. 현재 정식 평가 의뢰 전 감정평가 가액정보를 사전에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관련 법 개정이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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