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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 맞은 전세시장···매물 쌓이고 가격 둔화

입력 2020.12.22. 15:40 댓글 0개
부동산원, 지난주 서울 전셋값 0.14%↑
임대차법 시행 전 7월 마지막 주와 동일
전세매물 1만6091건…한달 새 22% 증가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1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0.12.1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겨울철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임대차법 시행 이후 메말랐던 서울지역 전세매물이 차츰 늘어나고, 그에 따라 가격 상승폭도 둔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주간 전셋값 상승률은 0.14%를 기록해 임대차법 시행 직전인 7월 마지막 주(0.14%)와 같은 수준으로 돌아갔다. 같은 기간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전셋값 변동률은 0.23%에서 0.20%로 상승폭이 감소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전세가격 상승률은 0.43%를 기록하며 지난달 첫째 주(0.70%)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0.14%의 낮은 변동률을 나타냈다.

전세값 상승폭이 둔화하는 이유는 전세 매물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실거래가 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한 달 전과 비교해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1만3184건에서 1만6091건으로 22.0% 증가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23개 구에서 전세 매물이 늘었다. 특히 마포구가 227건에서 645건으로 184.1% 증가했고, 금천구가 115건에서 220건으로 91.3% 늘었다. 동대문구와 송파구는 각각 47.1%(263건→387건), 40.0%(841건→1178건) 증가했다.

전세매물이 증가하면서 전세수급지수 역시 하락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87.2를 기록하며 8월 둘째 주(186.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강북과 강남이 각각 185.3, 188.8을 나타냈다. 0~200으로 표현되는 전세수급지수는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이같은 전세시장 변화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전세시장의 경우 가구·세대수 증가 등 기존 불안요인이 지속됐지만, 이사수요 완화 등으로 이달 들어 상승폭이 일부 축소되고 전세 매물도 누적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매물이 증가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전세난을 부추기는 정책이 계속되고 있어 전세가격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동산114 임병철 수석연구원은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 전세시장 불안 요인을 키우고 있다"며 "정부에서 공급하는 공공전세주택이 전월세 수요를 흡수하는 데 한계를 보일 경우 전셋값 불안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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