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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시 '국어'가 당락 가른다···상위권 줄고 표준점수 올라

입력 2020.12.22. 13:51 댓글 0개
표준점수 최고점 144점으로 2005년 이래 2위
수학 가·나형 최고점 137점…"국어 영향 상승"
영어 정시 영향 적지만 최저학력기준엔 도움
결시율 증가로 탐구영역 선택과목도 변수로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3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고등학교에서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오고 있다. 2020.12.03.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성적이 합격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돼 상위권이 줄었고,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144점으로 수학 만점(137점)보다 7점이나 높기 때문이다.

영어 영역은 1등급 인원이 12.7%로 지난해 7.4%보다 급증했지만, 입시업체들은 정시모집에서 영어의 반영비율이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시모집 최저학력기준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22일 공개한 2021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이며 이 점수를 획득한 수험생은 151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최고점 140점, 최고점자 777명이었다.

표준점수는 자신의 원점수가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는 점수다. 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가 높고, 문제가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가 낮아진다.

올해 수능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현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년 이래 가장 어려웠던 2019학년도(150점)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수학 가형, 나형과 비교해서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았다. 자연계열 수험생이 치는 수학 가형과 나형 모두 137점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가형은 134점에서 3점 줄었고, 나형은 149점에서 12점이나 하락했다.

입시업체들도 주요 대학을 지원하는 상위권 수험생들에게 국어가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종로학원은 "상위권에서는 국어 영역의 변별력이 절대적일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주요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등 가중치를 확인하는 게 수험생들에게 대단히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평가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한 이른바 '킬러 문항' 출제를 자제했지만 국어 영역에서 예상과 빗나간 결과가 나왔다고 인정했다.

평가원 문영주 수능출제연구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채점 결과 브리핑에 참석해 "국어 영역의 경우 예년과 같은 초고난도 문항은 없었다"면서도 "대신 중·고난도 문항을 예전보다 조금 더 난도 있게(어렵게) 냈는데 아마도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영어 영역은 절대평가 도입 이래 그 어느 때보다 쉬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1등급 수험생 수가 전체 12.7%로 지난해 7.4%에 비해 급증했다.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1만7257명이 늘었다.

[서울=뉴시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2일 2021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영어 영역은 1등급 수험생 수가 전체의 12.7%로 지난해 7.4%대비 급증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평가원 박도영 수능 기획분석실장은 "이번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하면서 출제에 임했다"면서도 "출제·검토진이 예상했던 고난도(문항)들의 어려운 정도가 예상과 (다르게) 조금 더 쉽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시업체들은 영어 성적이 주요 대학 정시모집에서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점수 90점만 넘으면 1등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학들의 평가에서도 등급간 점수 차가 적은 경우가 많아서다. 다만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수시모집 전형에 지원한 학생들은 혜택을 볼 수 있다. 이 경우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이 줄어들 수 있다.

높아진 결시율도 수험생들에게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코로나19 여파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합격자 등으로 올해 수능의 결시율은 1교시 6만4648명으로 13.17%였다. 수능이 실시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영어와 한국사를 제외한 수능 상대평가 영역은 결시율이 높아지면 상위 등급을 받기 어려워진다. 등급간 비율은 1등급이 상위 누적 4%, 1~2등급이 누적 11%로 고정돼 있어서다.

대표적인 예로 과학탐구영역 물리학Ⅱ의 경우 결시율이 24.1%로 지난해 22%보다 2%포인트 늘어났다. 원래 응시자가 과학탐구 영역 가운데 가장 적은 2000명대 수준이다. 같은 영역의 생명과학Ⅰ은 10.8%, 화학Ⅰ과 지구과학Ⅰ은 10.3%였다.

물리학Ⅱ의 올해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62점으로 모든 과학탐구 영역 중 가장 낮아 쉬웠다. 이로 인해 응시자 11.52%가 1등급을 받아 2등급 구분점수 자체가 사라졌다. 실수로 문제 1~2개만 틀려도 3등급 이하로 떨어진다는 얘기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치르는 사회탐구영역의 경우에도 결시율이 경제 21.7%, 정치와 법 18.8%, 윤리와 사상 18.7%, 세계사 17.3%로 들쑥날쑥한 양상을 보였다.

종로학원은 "결시율 증가로 인해 4교시 탐구 영역에서, 특히 인문계 수험생들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데 피해를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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