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5·18은 北 소행" 최진석 교수가 만든 '막말 향연장'

입력 2020.12.14. 15:40 수정 2020.12.14. 17:19 댓글 0개
최 교수 ‘저격시’ 후폭풍…댓글에 ‘5·18 왜곡’ 잔뜩
지지자 마저도 “왜곡 판치는데…제발 정정해주세요”
광주 청년 유튜버는 최 교수 시 미러링 해 반박 영상
광주 역사 유튜버 윤동현씨가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의 '나는 5·18을 왜곡한다'는 제목의 5·18 왜곡처벌법 저격시를 미러링해 '나는 5·18 왜곡을 바로잡는다'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다.

"5·18은 폭동이다. 누가 뭐래도 DJ와 북한이 합작한 것이다." "5·18을 독점한 더불어민주당 뒤에 숨어 주체사상을 전파하고 공산적화 통일을 꿈꾸는 세력이 밝혀져야 한다."

이른바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며 5·18 왜곡처벌법을 저격하는 시를 쓴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의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다.

그토록 왜곡과 폄훼를 막으려 관련법까지 만들었음에도, 전라도 출신임을 강조한 최 교수의 글로 다시 왜곡이 확대·재생산되는 데에 많은 지역민들이 분노와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14일 취재진이 확인 결과 '나는 5·18을 왜곡한다'라는 제목의 5·18 왜곡처벌법 '저격시'를 쓴 최 교수 관련기사로 인해 무수한 5·18 왜곡 표현이 나오고 있다.

"5·18은 김대중과 북한이 합작한 폭동이다"라거나 "5·18은 사실 북한 대남사업부의 지령을 받은 좌익들에 의해 폭동으로 번졌다. 당시 북한에서 게릴라 부대를 광주에 투입시켰다는 흔적이 다수 나온다"는 등 극우 인사 지만원씨나 할 법한 주장들이 대부분이다.

최 교수의 개인 SNS에도 역시 최 교수를 '진정한 학자'라고 추앙하며 '5·18의 다양한 해석을 금지해서는 안된다'는 등 5·18 왜곡처벌법의 취지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5·18 왜곡처벌법은 5·18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경우 처벌하는 법이지만, 예외로 예술·학문·보도를 위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 사실상 '5·18 허위사실유포금지법'인 셈이다.

최 교수의 팬이라는 한 시민은 "한 때 존경하던 교수님께서 이렇게 쓰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여쭙고 싶다"며 "아직 진상규명이나 사과가 이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익을 노린 유튜버들이 5·18을 왜곡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라고 생각하시는지. 교수님 발언을 정정하실 생각은 없으신가"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역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윤동현(25)씨는 이날 최 교수의 시 '나는 5·18을 왜곡한다'를 미러링해 '나는 5·18 왜곡을 바로잡는다'를 올리기도 했다. 윤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5·18 왜곡처벌법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이야기하는 학술적 토론이 되어야 했는데 최 교수의 시는 그렇지 못했다"며 "5·18을 혐오하는 그의 부정적인 생각이 본의 아니게 드러난 것이 아닌가. 이는 그의 정치적 입장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 교수는 지난 9월 한 언론에 기고한 '친일과 대한민국'이란 글을 통해 "일제시대 때 나는 창씨개명을 하고 중추원 참의까지 했을지도 모르겠다"라며 "우리가 친일을 다 털지 못한 건 역량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만 친일 청산을 못한 게 아니다"고 친일 청산을 인간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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