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블랙핑크·몬스타엑스, 기후변화 대응~반부패 행동 나선 이유

입력 2020.12.14. 12:20 댓글 0개
'유니세프 협업' 방탄소년단을 선봉으로 '선한 영향력'
기획사, 정치적 도구 이용은 우려
하지만 소수자 연대엔 목소리
[서울=뉴시스] 블랙핑크. 2020.12.03.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K팝 아이돌의 국제사회 영향력이 커지면서 환경·부패 등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캠페인의 얼굴로 나서고 있다.

K팝 간판 걸그룹으로 떠오른 '블랙핑크'는 최근 공식 SNS 채널에 자연서식지가 사라져가는 상황을 언급하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소식을 전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200여 국가 정상들이 모여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행동들을 논의하는 자리다. 내년 11월 영국에서 개최를 앞두고 있다.

블랙핑크는 "기후 변화는 범(汎) 지구적 과제다. 우리 모두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지금이 바로 행동해야 할 때"라며 팬들의 동참을 독려했다.

떠오르는 한류 그룹 '몬스타엑스'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달 초 비대면으로 개최한 '제19차 국제반부패회의'의 홍보대사로 나섰다. 140여개국 3000여명의 반부패 전문가들이 각국의 반부패 척결 노력의 경험을 공유하고, 청렴 사회 구현을 위한 미래 청렴 전략을 모색한 자리다.

국민권익위는 몬스타엑스가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높으며, UN의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지지하는 '#TOGETHERBAND' 캠페인에서 평화·정의·제도에 대한 목표인 'SDGs 16' 홍보대사로 활동해 온 점 등을 이유로 홍보대사로 선정했다.

몬스타엑스는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국제반부패회의(IACC)의 홍보대사로 선정돼 너무 영광스럽지만 조금은 무거운 타이틀이라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뜻 깊은 자리인 만큼, 우리 멤버와 몬베베, 가족들 그리고 전 세계 모든 분들이 앞으로는 더 행복하고 믿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마주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AP/뉴시스] UN회의장에서 열린 UNICEF(유엔아동기금) 청년 아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2018.09.25.

방탄소년단 시작으로 K팝 아이돌 '선한 영향력' 확대

K팝 아이돌의 '선한 영향력' 확대의 폭발 기점이 된 그룹은 누가 뭐래도 '방탄소년단'(BTS)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7년 11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협약을 맺고 세계 아동 및 청소년 폭력 근절을 위한 유니세프의 '#ENDviolence' 캠페인에 나섰다.

동시에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도 시작했다. 자신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신뢰 회복을 시작으로 타인을 포용하고, 더 나아가 성숙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장기 캠페인이었다.

이와 함께 방탄소년단은 UN 총회 단골손님도 됐다. 지난 2018년에는 '자신을 사랑하자'는 '러브 마이셀프'를 주제로, 올해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미래세대를 위해 연설했다.

방탄소년단은 K팝에 건강하고 진지한 이미지를 심어준 팀이다. 이전까지 K팝은 화려한 외모와 무대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전 영국 유명 밴드들처럼,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메시지가 사회적인 호소력까지 담보하면서 팬덤을 구축했고 다른 K팝 그룹들도 비슷한 길을 걷게 됐다.

자연스레 국제기구들은 선한 영향력을 글로벌한 팬덤에게 전할 수 있는 K팝 그룹들을 '귀한 손님'으로 대접하기에 이르렀다.

[서울=뉴시스] 몬스타엑스. 2020.10.22. (사진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팬덤 결집 강력한 K팝, 정치적 이용도…기획사는 신중, 소수자 연대는 환영 K팝 팬덤 결집력과 화력이 대단하다보니, 일부 나라에서는 정치적으로도 이용한다. 그런데 사실 국내에서 K팝은 탈정치적이다. 아이돌이든 기획사든 뚜렷한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는다. 편향되지 않고, 남녀노소 골고루에게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창기에 세계 각국에 소개될 때 K팝은 '마이너한 장르'였다. 마니악한 팬들 위주로 퍼져나가고 불렸다. 그래서 자연스레 저항, 연대의 이미지가 쌓였다.

몇년 새 홍콩 시위, 태국 시위 그리고 심지어 미국 대선 트럼프의 유세 현장 방해 등에 K팝이 등장한 이유다.

하지만 K팝 기획사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 얽히는 것이 조심스럽다. 예컨대 최근 중국 내 애국주의 성향이 강한 일부 네티즌들이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를 정치적으로 왜곡해서 의도치 않게 큰 곤욕을 치른 경우도 있다.

다만 방탄소년단과 빅히트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블랙 라이브즈 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캠페인에 동참한 것에서 보듯, 대의가 분명한 사안에서는 분명하게 목소리를 내며 균형감을 잡아가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변질 우려가 없는 선에서 아이돌의 발언과 행동은 존중해주려고 한다"면서 "그런 성향이 음악을 만들거나 팬들을 대할 때 자연스레 메시지를 담는 계기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아이돌은 기획사의 산물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

이처럼 아이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연관성이 크지 않아 보이던 분야와 K팝이 만나기도 한다. 몬스타엑스는 문화재청, 문화재재단과 함께 문화유산방문캠페인 알리미로 활동했다. 단발성이 아닌 6개월에 걸쳐 우리나라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두루 돌았다. 이 과정에서 팬덤 몬베베가 문화유산에 큰 관심을 쏟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