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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50년, 100년을 걷는 마음으로
입력 2020.12.07. 16:43 수정 2020.12.07. 19:38 댓글 0개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광주시립예술단이 40년만에 5·18 추모창작품을 만들고 정보문화산업진흥원도 처음으로 오월을 소재로 한 영화 창제작 지원에 나섰다. 그 자체로 끝날 수 없는 소중한 행보들이다. 여기에 광주시가 문화예술 보조금은 물론 광주문화재단의 문화예술인 지원에 있어서도 일정비율을 '오월, 청년, 여성'등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오월 콘텐츠 육성에 대한 광주시 역사상 최초의 밑그림이다.
자식을, 부모 형제를 잃은 이들의 상처가 40년이 지난들 아물겠으며, 그 곁에서 5·18에 대한 왜곡·난도질로 이들의 심장에 칼을 꽃는 무도한 자들이 엄존한 현실은 끝없이 예술과 인문학을 소환한다. 80년대 민중미술에서 90년대 임철우의 '봄날'을 비롯한 기념비적인 오월 문학작품, 2000년대 '택시운전사' 등 대중 영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품들이 오월을 노래하고 기념해왔다.
이에반해 광주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립예술단이 사실상 손 놓고 있었던 점 등을 기억한다면 최근 광주시 산하 문화기관들의 변화는 놀라운 일이다.
지난 여름, 다큐멘터리 '김군'이 선보였을 때 지역 영화계와 문화계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만원 등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북한군이라 어거지 쓰는 광주시민군, 사진속 인물을 추적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4년여를 공들여 만들어낸 수작으로 대중에게 감동을 줬다. 문제는 이 작품이 광주시가 아니라 인천시 지원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었다. 광주는 그동안 영화부문의 오월 콘텐츠 지원이 전무했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뒤늦게 시가 오월 콘텐츠 제작지원에 나서면서 올해 처음으로 광주시 발(發) 오월 관련 영화작품들이 나오고 있다.
아쉬움은 또 있다. 광주문화재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시립예술단에서는 만나볼 수 없다. 소위 '세계화'가 기관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세계화 작품을 정작 광주서는 만나볼 수 없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칸막이 문제가 다는 아니다.
시립예술단의 고질병도 드러났다. 8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시립예술단이 있으나 이들은 지난 시간 동안 제대로 된 오월 관련 작품 하나 만들지 않았다. 40주년 만에야 통합공연작을 내놨다. 오월 기념작 뿐 아니라 문예회관 역사상 최초의 통합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고질적인 면면이 세상에 드러났다.
가능성은 커졌다. 문화예술회관이 오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육성해 향후 브랜드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시립의 브랜드 작품에 시 보조금과 문화재단을 통한 예술인들의 오월 작품화 등이 더해지면 언젠가, 광주 시민들도 오월 작품 하나쯤 자랑할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광주 안팎의 수많은 예술인 학자, 문화인들이 1980년 오월을 주제로 다양한 사고와 논의의 장을 전개해가다보면 어느날엔간 오월이 문득 대중의 마음 속에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다.
기대를 더하자면 40주년작은 5년전, 10년전부터 진행됐어야 마땅하다. 채 1년도 안된 준비기간 등을 생각하면 아쉬움은 여전하지만 준비는 충만하다.
이제 지난 과오 털어버리고 먼 미래로 나가길 권한다. 지난 시간의 문제를 발판삼아 50주년, 100주년을 준비하는 긴 호흡으로 나가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 광주시의 일관성, 관의 책임과 소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 [무등칼럼] 22대 국회의원 생존법 제22대 국회의원 300명이 뽑혔다. 선거가 축제라고 하나, 혐오, 증오의 언어들만 날뛰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권력이 교체됐다. 헌법기관으로서 법을 만들고 정부 예산안 심의, 국정조사 등 이들의 역할은 막중하고 막강하다. 184개에 달하는 특권도 싫든 좋든 갖는다.22대 총선 키워드는 심판, 복수였다. 민생 정책이나 화두는 없고 오로지 정권심판, 이재명 조국심판, 윤석열 탄핵, 텃밭 독점 심판 등등, 심판으로 시작해 심판으로 끝났다. 투표가 민주적 절차에 의한 공인된 심판답게 유권자의 욕구에 부응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은 192석이라는 거대한 집을 지었다.광주전남은 21대에 이어 이번에도 파란색, 특히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채워져 정권 심판에 힘을 실어주었다. 윤석열 정부의 불통과 오만,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정의와 공정, 비상식적 국정 운영은 무서운 민심의 칼날로 비토당했다.지난 2년전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지지를 보내준 지역민들도 신임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선거때마다 욕하면서 찍었고,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으로 불편함을 갖고 있던 지역민들도 정권 심판의 창구로서 민주당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선거는 민의를 반영했지만, 지역 사회에 숙제를 던졌다.오직 이재명만 외친 후보자들22대 총선에서 광주전남은 민주당의 비주류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민주당의 심장부라고 자처함에도 선출직 지도부 한 명 만들어내지 못하는 모래알처럼 존재감이 없다. 서로 견제를 하다보니 텃밭의 영향력 훼손을 자초했고, 중앙당도 눈치볼 것도 없이 광주전남을 주머니 속의 공깃돌처럼 취급했다. 자업자득이다. 총선 과정에서도 대한민국의 중요한 정치적 자산인 김대중 정신은 없고, 지역발전에 대한 정책은 대충 때웠다. 오직 정권심판만 외쳤다. 이재명 대표와 친하고 대여 투쟁의 전사임을 선전하는 목소리만이 춤췄다. 광주전남은 민도가 높고 민주화도시라고 미사여구로 포장하면서도 갈길 바쁜 5·18 전국화를 발목잡는 5·18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에 대한 언급 한마디 없는 것에서 진정성을 의심받는다. 이들은 분명한 정치철학보다 민주당의 새 권력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눈치빠르게 민심의 니즈에 코드를 맞춘, 그 이상도 아니다.지역 내부 부조화에 문제 의식을 느껴도 지배적 인식과 다른 말을 하기 싫어하는 지역공동체 기류와 무관치 않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자기 정당화 명분을 찾는다. 조국혁신당이 광주전남의 전폭적으로 창당 한 달 만에 당당히 제3당으로 자리잡은 것은 이를 반증해준다.광주전남 지역민들은 단호했다. 아니, 독했다. 오만과 불통의 윤석열 정부 심판이라는 목표앞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몰빵했다. 정권심판론의 쓰나미에 인물론, 제3세력, 균형과 견제 등 다른 선택지의 고민은 없었다.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대선에서 실패하고 대구에 내려갔을 때 받아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 결과 대구는 국비 반영 상승률이 최고이다. 물론 윤석열 정부의 정치적 기반이긴 해도, 국비 지원사업에 대한 경륜 등의 정무적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는 지역민의 정치적 스탠스는 주목할만하다. 그러면서 우리 내부에서는 '인물을 키우지 못한다'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광주전남 국회의원 18명 중 11명이 초선이어서 중앙 무대에서 말발이 먹히겠느냐식의 걱정이자 푸념이다.광주전남은 문재인 정부 당시 치러진 총선에서 선택한 안철수 국민의당 실험에 실패후 민주당 쏠림이 심해진 것은 분명하다. 이러니 현역 교체 욕구가 높은 지역 정치적 성향에서 4년후에도 만약의 바꿔 요구를 벗어날 당선인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참, 가혹한 설정이다. 그렇지만 숨길수 없는 지역 기류는 명심해야할 대목이다.거야의 몸집으로 구성될 22대 국회는 무산된 특검법이 재추진될 것이다. 정권 심판을 내걸고 당선됐으니 지역민의 요구에도 부응해야 한다. 한편으론 싸움판의 전사로만 동원돼 아무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할까 우려스럽다. 전투력만이 아닌 전문가로서 실력을 보여주길 바라는 지역민의 기대감과는 동떨어질 수 있다.전투력과 전문성 보여야무엇보다 텃밭에 맞는 정치력 복원이 중요하다. 국회의원 18명 모두가 하나돼 광주전남의 목소리를 찾는 것이 지상과제이다. 벌써 2년후 지방선거에 눈독을 두고 있겠지만, 서로 견제만 하단 방안퉁수, 따로국밥 신세를 면치못한다. 또한 정국 이슈를 주도할 전문 영역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내공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본인의 실력이 안되면 지역내 문제의식과 또 정책적 혜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발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야한다. 총선 투표 인증한다고 대파들고 사진찍는 것처럼 자기편들만 어울리는 이벤트성 정치에 매몰되지 않아야 함도 당연하다.대한민국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지방소멸, 수도권 집중화시대에서 지방이 살아갈 길에 대한 해법 모색에 집중해주기 바란다. 그러기에 묻는다. 광주군공항 이전 어떻게 할 것인가? 4년 동안 서로 눈치만 보다 예정된 미래를 보낼 것인가. 22대 국회에 입성하는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 지역 현안 1호 정책 과제로서 머리를 맞대고 풀어내야 한다. 이것이 지역민이 바라는 진정한 국회의원의 역할이다. 연말에 '특별교부세 얼마 받았네' 플래카드로 단체장과 신경전을 벌이는 쪼잔한 장면은 보고 싶지 않다.지역민들과의 스킨십과 소통은 당연히 선출해준 유권자에 대한 도리이다. '4일은 국회, 3일은 귀향', 국회의원의 자기 만족적 홍보 활동을 꼬치꼬치 알고 싶은 지역민은 없다. 유권자의 저울에 합당한 자만이 4년후에도 살아남는 점만 기억했으면 한다. 당선된 지 1주일밖에 안됐는데, 벌써 당선인의 고개가 치켜들여졌다. 1,460일, 초심을 잃지말았으면 한다.이용규 신문제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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