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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세대 주택 공황구매, '영끌' 아닌 '능력'"

입력 2020.12.03. 14:52 댓글 8개
건산연·KCB, 수도권 시장 세대별 매수자들 특성 분석
주택가격 비율 서울 평균보다 낮고, 연체율 0.4% 수준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들이 날씨로 인해 흐리게 보이고 있다.2020.11.19.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3040세대가 빚을 내서 주택을 구매하는 것은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이 아닌 '능력'에 따른 대출을 활용한 매수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이들의 매수 목적이 시세 차이가 아닌 실거주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신용평가기관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발표한 '수도권 아파트시장의 연령대별 매수자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구매에 나선 3040세대는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이나 연체율 등을 기반으로 볼 때 능력에 기반을 둔 매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3040세대가 주택 구매 시 기타대출 상품을 활용하는 비율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1.3%p∼3.1%p)것으로 확인됐다. 기타대출은 차주별 신용정보에 나타난 주택담보대출(구매자금대출)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말한다.

PIR과 연체율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3040세대의 대출은 '영끌'보다 '능력'에 가깝다. 3040세대의 PIR은 서울 평균 PIR보다 낮고, 연체율은 0.4%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수준을 지켜내고 있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현상은 2017년 2분기 금융규제 도입 이후 나타났는데, 현재 기타대출 활용 비율이 이전 시기보다 특별히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주택구매에서 기타대출 활용 비율이 높아진 것은 2018년 1분기 이후 평균보다 0.6%p∼1.1%p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0∼40대의 다주택자 비율이 낮고 30대의 임대업 종사율이 낮다는 점을 근거로 현재 주택 수요가 가수요(假需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게 건산연과 KCB의 설명이다. 20대와 30대는 40대 이상 그룹 대비 다주택자 비율이 10%p 이상 낮다. 또 40대 역시 대출을 활용한 그룹에서 50세 이상 그룹 대비 다주택자 비율이 낮았다. 특히 30대는 부동산임대업 종사 비율이 전 연령에서 가장 낮고, 수익률도 낮다는 점을 보면 주택을 투자목적으로 구입했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편 3040세대와 달리 20대의 주택매입은 투자성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연구위원은 "건령 20년 이상 (노후)주택을 매입한 비중은 20대가 56.0%에 달했고, 20대 다주택자 중 34.5%가 기타대출을 활용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러한 점을 통해 이들 연령대가 가장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띄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건산연과 KCB는 "현재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황구매 현상이 영끌이 아니라 능력에 기반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영끌과 능력은 금리에 따라 손쉽게 갈릴 수 있고 20대의 공격적 투자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금융안정정책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부동산 규제 수준을 고려할 때 당분간 영끌과 갭투자가 아닌 실거주 및 주거 공간 상향을 위한 수요가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여 이들의 수요에 적합한 수급 방안과 제도 개선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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