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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트리아 난민 10만명 식량난 직면···에티오피아 내전 '불똥'

입력 2020.12.02. 12:21 댓글 0개
에티오피아 연방정부·TPLF 모두 국제사회 휴전·협상 요구 불응
TPLF 지도자, 협상 의향 인터뷰에 "침략자 먼저 떠나야" 답변
[카다리프=AP/뉴시스]지난달 26일(현지시간) 수단 동부 카다리프의 움 라쿠바 난민 수용소에 티그라이 난민들이 모여 있다. 2020.12.0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에티오피아 연방정부와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간 내전으로 티그라이 지역 통행이 차단되면서 티그라이 난민캠프에 머물고 있는 에리트레아 난민 10만명이 식량난에 직면했다고 유엔 난민기구가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에티오피아는 지난 4일 내전 발발 이후 인도주의 단체의 티그라이 출입을 불허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유엔 난민기구 대변인인 바바르 발로치는 이날 제네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난민캠프는 이제 식량 공급이 바닥나 기아와 영양실조에 처할 실질적 위험에 처해있다. 이는 한달전 분쟁이 시작된 이후 우리가 경고해왔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달 가량 난민 캠프와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면서 긴급 접근권 보장을 촉구했다.

에리트레아와 국경을 맞댄 티그라이 지역에는 박해를 피해 고향을 등진 에리트레아 난민 9만6000명이 수용돼 있다. 유엔은 난민들이 공격과 납치, 강제 징병 등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도 했다. 난민 1000여명은 식량과 기타 지원을 얻고자 티그라이 주도 메켈레에 도착했다고도 유엔은 전했다.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지난 4일 TPLF가 티그라이에 위치한 연방 군기지를 공격했다며 공세를 시작했다. 600만명이 거주하는 티그라이 지역의 통신과 통행은 이후 단절됐고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식량과 의약품 등의 전달을 위해 개방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아머드 총리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고조되자 구호물자 전달을 위한 '인도주의적 회랑'을 만들어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유엔은 중립적이고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즉각적인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유엔은 내전 발생 전보다 2배 이상 많은 티그라이인 200만명이 원조가 필요한 상태라고 했다. 인접국 수단으로 피난한 에티오피아인 4만5000여명을 포함해 100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고도 했다.

한편, 에티오피아 연방정부와 TPLF가 국제사회의 휴전과 평화협상 요구를 거부하면서 사태는 장기화되고 있다. 에티오피아 연방정부는 지난달 28일 메켈레를 점령한 뒤 TPLF 지도부를 색출하고 있다. TPLF는 불법 군사정부로 규정된 상태로 TPLF 지도부에는 반역죄 등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반면 티그라이 주지사이자 TPLF 의장인 데브레치온 거브러미카엘은 여전히 자치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1일 AP와 전화 인터뷰에서 "메켈레 인근에서 머물고 있다"며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다. 전투는 침략자가 떠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에티오피아 연방정부와 협상 의향에 대해서는 "연방군이 우선 티그라이에서 떠나야 한다"면서 "(협상 여부는) 내용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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