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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방지법' 통과했는데···장관 '발언 금지' 초유 상황
입력 2020.12.02. 10:47 댓글 0개불법 촬영물 삭제 지원 범위에 아동·청소년성착취물도
기관장, 성폭력 사건 알게 된 경우 여가부 장관 통보
양육비 채무 이행 않는 채무자 출국금지 요청 가능
'성인지 집단학습 기회' 이정옥, 참석에도 발언 못해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성범죄자의 주소 및 실제 거주지 범위를 도로명 및 건물번호까지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일명 '조두순 방지법'이 2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를 통과했다.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장 등에게 성폭력 사건 발생 사실 신고 의무를 부과하는 성폭력방지법 개정안도 함께 통과됐다.
이날 회의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달 5일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말한 것에 대한 야당의 반발에 여야 합의로 발언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여가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4건,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5건,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5건 등 14건의 법률안을 통합 조정해 각각 위원회안으로 의결했다.
의결된 4건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현행법상 등록 대상자 및 열람 대상자의 공개정보 중 주소 및 실제거주지의 범위를 '읍·면·동'에서 '도로명 및 건물번호'로 확대하는 등 성범죄자 공개정보의 유형 및 범위를 확대하도록 했다.
또 피해 아동·청소년에 대한 가해자 및 대리인의 접근금지 범위에 유치원을 추가하며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발생 사실 신고 의무기관에 학생상담지원시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대중문화예술기획업소 등을 추가했다.
이외에도 13세 미만 혹은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의사소통이나 의사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피해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수사기관 또는 법원이 조사나 심리·재판을 할 때 진술조력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16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을 사는 행위 등을 한 경우 가중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5건의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삭제 지원할 수 있는 불법 촬영물 등의 범위를 편집물 등 복제물, 아동·청소년성착취물 등으로 확대하고 삭제지원 대상자의 대리인도 삭제지원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삭제지원 요청자의 요청 없이 촬영물 등을 삭제 지원하는 경우에는 관련 자료를 보관하도록 했다. 국가기관 등의 장은 성폭력 사건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피해자의 명시적인 반대의견이 없으면 지체 없이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통보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제출하며 여성가족부장관은 기관에 대한 현장점검 및 시정·보완 요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성폭력 예방조치에 대한 점검 결과를 대학 학교 평가 및 학교 평가·인증에 반영하도록 대학의 장에게 요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성폭력 발생 사실을 신고한 자에 대한 불이익조치를 금지하고 불이익조치를 한 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단체의 장, 기관 내 피해자 보호 관련 업무 종사자에게는 성폭력 사건 발생시 해당 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의무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5건의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주요 내용은 가사소송법에 따른 감치명령 결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양육비 채무자에 대해 양육비이행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법무부 장관에게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양육비 채권자의 신청을 받아 양육비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그 명단을 공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정당한 사유 없이 감치명령 결정을 받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양육비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해 양육비 이행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수단을 마련했다.
의결된 법률안들은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정옥 장관은 여야 합의로 발언이 제한됐다. 당초 이 장관이 사퇴할 때까지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밝힌 국민의힘이 이 장관의 발언 제한 합의를 전제로 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여가위 야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전체회의 시작에 앞서 "박원순, 오거돈 권력형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대해서 11월5일 여가부 장관은 집단 학습 기회라며 보궐선거 호도 발언을 했다. 장관이 입을 떼는 순간마다 국민은 실망하고 피해자는 상처를 받아왔다"며 "그러나 장관이 계속 버틴다고 산적한 법안을 외면할 수 없다. 이에 여야 합의로 이정옥 장관의 발언을 제한한 채 (전체회의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 출석해 발언하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이라며 "장관은 얼마나 무거운 자리에 있는지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또 "국민의힘은 이정옥 장관을 여가부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음을 밝히고 사퇴를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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