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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연립, 아파트 거래 추월···석 달째 '기현상'

입력 2020.11.30. 10:45 댓글 0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 분석 결과
전세난 회피·투자 수요 동시에 몰려
"투자 시 환금성 문제 등 고려해야"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및 다세대 주택들이 날씨로 인해 흐리게 보이고 있다.2020.11.19.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서울에서 다세대·연립 주택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를 웃도는 기현상이 3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현재 거래일 기준 다세대·연립 10월 거래량은 4591건으로, 같은 기간 아파트(4339건)에 앞섰다. 전월(4012건) 대비로는 14.4%(579건) 많아 지난 7월(7287건) 이후 3개월 만에 거래량이 반등했다.

아파트의 비중이 42.2%(2019년 주거실태조사 기준)로 다세대·연립(21.2%)보다 2배가량 많은 서울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서울에서 다세대 거래량은 지난 9월에도 4219건으로 집계돼, 아파트(4984건)를 추월한 바 있다. 10월에 이어 11월 거래량도 아직 신고기한(거래일로부터 30일 이내)이 남아 있지만, 이날 현재 다세대(1809건)가 아파트(1726건) 거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역전 현상이 추세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다세대·연립의 거래량이 늘어난 원인은 전세난 회피 수요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자 종전보다 전세보증금을 크게 올려줄 수밖에 없게 된 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집값을 빠르게 추격하자 집을 팔아도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깡통전세'가 등장했다.

아파트의 경우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올라 선뜻 매수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반면, 다세대·빌라는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다는 점도 다세대·연립에 매수세가 몰리는 배경 중 하나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서울 지역의 주택구매력지수(HAI)는 아파트가 67.7인 반면, 연립은 242.6으로 격차가 크다. 이 지수는 중위소득(3분위) 가구가 현재의 소득으로 무리하지 않고 대출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데, 0에 가까울수록 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에서 대출(총부채상환비율 25%, 담보인정비율 40%)을 받아 원금과 이자를 20년간 갚는다고 상정했을 때다.

여기에 정부의 아파트를 겨냥한 규제 운영으로 인해 투자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세대·연립은 정부 6·17 대책에 포함된 '3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 시 전세자금대출 회수' 등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전세대출을 활용한 '갭투자'(세입자의 보증금을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의 투자)가 여전히 가능하다.

이와 함께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경우 매매가격 1억5000만원 이하는 취득세가 면제(1억5000만~4억원은 50% 감면)될 뿐 아니라, 다주택자의 경우도 공시가격 1억원 이하(시세 대비 약 60~70%) 주택 다주택 취득세 중과대상(8% 또는 12%)에서 제외되면서 저가 소형 주택이 많은 다세대·연립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다만 일반적으로 다세대·연립은 환금성이 낮고, 주차시설이 부족하고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은 커뮤니티 시설도 없어 수요가 낮은 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세 수급난에다 중저가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일부 '전세난 회피 수요'가 몰리고 있으나 다세대·연립은 나중에 팔고 싶어도 적당한 매수자를 찾기 어렵고, 거래가 쉽지 않다"면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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