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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대책에도 전셋값 껑충"···전세대란, 언제 해소?
입력 2020.11.29. 06:00 댓글 5개"아파트 대신 다세대"…정부 전세대책 실효성 '뚝'
건산연 "2022년까지 수도권 전세대란 지속될 것"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전세 매물은 부르는 게 값이고, 요즘은 월세나 반전세(보증부 월세) 매물 찾기도 쉽지 않아요."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주택 임대차시장과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정부가 11·19 전세대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전세 수요는 많은데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 전셋값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며 "전셋값이 오르다 보니 월세나 반전세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기준으로 마포래미안푸르지오(총 3885가구)의 전세 매물(전용면적 84㎡)은 2건에 불과했다.
정부가 사상 최악의 전세대란을 타개하기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전국에 11만4000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11.19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의 전세대책 발표에도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74주 연속 상승하고,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전세대란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이달 넷째 주(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와 동일하게 0.30% 상승했다. 이는 감정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5% 상승하며 7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서초구(0.23%)는 정주 여건이 양호한 서초·잠원동 위주로, 송파구(0.23%)는 잠실·방이·문정동 중소형 위주로, 강남구(0.20%)는 대치·역삼동 등 학군이 양호한 단지 위주로, 강동구(0.23%)는 리모델링 이주수요(둔촌현대1차·498세대) 영향이 있는 둔촌동 위주로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26% 상승했다. 김포시(1.01%)는 한강신도시 신축과 풍무·사우동 등 역세권 단지 위주로, 고양 일산동구(0.46%)·덕양구(0.46%)는 저가 수요가 있는 행신·백석·마두동 역세권 구축과 식사·삼송지구 신축 위주로 상승했다.
지방 아파트 전셋값은 0.34%로 상승해 전주 대비 0.01% 증가했다. 5대 광역시의 전셋값은 전주(0.41%)와 비교해 소폭 감소한 0.39%를 기록했다. 세종시(1.36%)는 행복도시 내 고운·도담동 및 조치원읍 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전세난이 오는 2022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왔다. 정부가 2022년까지 전국에 11만4100가구의 전세 위주 공공임대를 공급하는 11·19 전세대책을 발표했지만, 실수요자의 요구와 동떨어져 실효성이 낮고,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 실제 신규 공급될 물량이 2만6200가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에서는 수급불균형이 지속돼 전셋값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가 24번째 대책을 통해 공급하는 11만4000가구의 공공임대 주택의 형태가 실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가 아닌 다가구·다세대 주택이라는 점에서 지금의 전세난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세대란이 2022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정부의 전세대책이 실수요자의 요구와 동떨어져 실효성이 낮고,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 실제 신규 공급될 물량이 2만6200가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의 '11·19 전세대책의 평가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11·19 전세대책으로 2022년까지 수도권에 공급될 전세 물량은 약 7만1400가구로 집계됐으나, 기존 공공임대 공실을 활용한 것과 이미 발표된 물량 중 전세 전환 물량을 제외하면 신규 공급은 2만6200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세 공급의 원천 중 하나인 서울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은 내년에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고, 2022년에는 지난 10년 사이 최저 수준인 1만7000가구 수준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민간 추계에서는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가 올해보다 45.6% 감소한 2만7000가구, 2022년에는 여기에서 37.7%가량 재차 감소한 1만7000가구 수준이라는 것이다.
입주 물량의 차이가 발생하는 요인은 민간과 달리 정부는 '나 홀로' 아파트나 일부 빌라 등 법적으로 아파트로 분류된 주택을 모두 포함했기 때문이라는 게 건산연의 설명이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정부는 매매가격 안정과 전세가격 안정 모두를 달성하고자 하나 전세와 매매 간 상호 연결성이 강한 우리 시장의 특수성과 초저금리 지속이라는 금융 여건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달성하기 쉽지 않은 목표"라며 "상대적으로 높은 보증금 덕분에 전세는 실수요와 투자 수요 모두 매매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특징이 있고, 전세는 매매와 임대차 시장 간의 강한 상호 연결성과 변동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전셋값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변수인 신규 공급 물량도 갈수록 줄어든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에서는 아파트 기준 총 2만3217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이는 올해 입주물량(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인 55.1%에 불과하다. 2022년에는 1만3000여 가구로 대폭 줄어든다.
전문가들은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세난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울의 내년 신규 입주 물량도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예정"이라며 "지금의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장 입주가 가능한 물량이 확보돼야 하는데, 11.19 전세대책이 실효성이 떨어지다 보니 공급 물량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임대차보호 3법과 실거주 의무 강화 등 전세난을 부추기는 다양한 정부의 정책 요인이 작용하고 있어 전셋값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서울 등 수요가 집중된 지역에 신규 주택을 꾸준히 공급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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