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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교 3분의 1만 등교···교사들 "아이고~, 의미없다"
입력 2020.11.29. 01:01 댓글 0개교사들 "'학급당 밀집도' 아냐…감염위험 여전"
"등교한 아이들은 결국 같은 교실에서 수업"
"카페 못가게 하면서…급식은 교실에서 먹어"
미세먼지로 환기 불가…초등학교 등 특히 취약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수도권 내 위치한 초·중학교에도 '교내 밀집도 3분의 1로 유지하라'는 정부 방침이 내려졌다.
그러나 일부 일선 교사들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각 지역 학교별로 통합된 지침이 없어 '3분의 1 등교 방침'을 지켜도 한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아이들이 많아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것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29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대응 방침 등에 따르면 수도권 초·중학교들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지난 24일부터 2주간 교내 밀집도를 3분의1 수준(고등학교 3분의2)으로 유지해야 한다.
전교생이 1500명인 학교의 경우 등교하는 학생들 수를 조절해 500명까지만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 '학급당 밀집도'가 아니라 '학교별 밀집도'에만 국한돼 있어 등교하는 학생들은 여전히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 일부 교사들의 지적이다.
예를 들어 1~6학년 중 1학년과 3학년 전체 학생들만 등교시켜도 3분의1 밀집도 유지 조건은 충족되고, 그날 학교에 나온 1·3학년 학생들은 결국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거리두기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 김모씨는 "책상과 책상 사이의 거리가 1m도 안 되는 꽉 찬 교실 풍경을 상상해본 적 있느냐"며 "계속 지도를 해도 좌우앞뒤로 앉은 친구들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넓게 설 수 없는 좁은 공간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수업 시간에는 마스크를 쓰게 하고 조심을 시킨다고 해도, 진짜 문제는 급식시간에 같은 공간에서 마스크를 다 벗고 음식을 먹을 때"라며 "일반음식점이나 카페 등에서는 취식을 못하게 하면서 밀집된 교실에서는 계속 급식을 먹게 한다"고 했다.
이어 "6학년 아이들의 경우 자기 급식을 다 먹은 후 더 먹고 싶다고 나와서 손으로 집어가는 경우가 매우 많다"며 "수업을 일찍 마치고 식사는 집에서 하는 방안 등 새로운 대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초등학교 교사 심모씨는 "사실은 학교별 밀집도가 아니라 학급당 교실 밀집도가 낮아야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피할 수 있다"며 "학교 전체 밀집도를 3분의1로 조정해봤자 교실 안은 꽉 찬 아이들로 복닥거리기 때문에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 교사 박모씨는 "3분의 1이든 3분의 2이든 교실에 앉아서 공부할 때는 그나마 괜찮지만, 등하교나 화장실 이용 등 시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자연스럽게 무너질 수 밖에 없다"며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코로나19는 정기적인 실내 환기가 필수적이지만,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교실 환기도 제대로 할 수 없어 특히 전염에 취약한 아이들 건강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겨울은 날씨가 추워지고 미세먼지가 많아져 환기를 위해 창문 등을 못 열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에 더 위험한 계절"이라며 "미세먼지가 코로나19 전파를 조장하고 감염됐을 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아이들에게 KF94 마스크를 잘 씌우고 환기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 아이들의 경우 특히 마스크를 더 답답해하는 만큼 궁여지책이 될 수밖에 없다"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환자 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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