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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명 본 임용고시 2명확진···49만명 보는 수능은?

입력 2020.11.25. 05:30 댓글 0개
불안해 '집공'한다지만…무증상 환자 원천 차단 어려워
수능 앞두고 격리·확진 고교생도 1천명 넘어…위험도↑
정은경 "수험생·가족, 감염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 필요"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일 앞둔 23일 오후 광주 남구 동아여자고등학교 한 교실에 수능 고사장이 설치되고 있다. 2020.11.23. hgryu77@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지난 21일 치러진 중등교원 임용고시 1차 시험 응시자 6만여명 중 2명이 시험 종료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8일 앞으로 다가온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도 확진자가 다수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로 인해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교육부와 방역당국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철저한 방역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무증상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 걸러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만큼 일반 시험실에서 응시하더라도 전파가 이뤄지지 않도록 보다 꼼꼼한 방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중등임용고시는 수능과 달리 확진자가 응시할 수 없도록 사전에 안내된 상태였다. 노량진 임용단기학원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수험생은 600여명이었으며, 이 중 67명이 시험 하루 전인 20일까지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와 응시하지 못했다.

또한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자가격리 대상자는 142명, 밀접접촉자는 아니지만 검사 대상자가 395명이었다. 자가격리 대상자들은 별도시험장에 입장하기 전 '음성' 진단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일반 검사대상자들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별도시험실에서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 지역에서 시험 종료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응시자 1명도 밀접접촉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 지역에서는 일반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렀다가 이후 코로나19 검사 대상자라는 통보를 받고 검사를 받아 확진자가 됐다.

결국 응시자 6만명 중 확진자를 미리 걸러내기 위해 하루 전까지 당국이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끝내 2명을 걸러내지 못했다는 얘기다.

수능은 중등임용고시 응시자의 8배 이상인 약 49만3000여명이 전국에서 동시에 시험을 치른다.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는 병원과 생활치료센터, 별도시험장에서 시험을 보게 되지만, 시험 당일에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일반 응시자들과 함께 수능 시험을 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확진 가능성이 있는 수험생이 함께 시험을 보는 별도시험장, 수능 당일 유증상자의 일반시험장 별도시험실 응시자들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

별도시험실은 책상 좌우와 앞뒤 간격이 2m를 유지하지만 일반시험장 일반시험실은 앞뒤 간격을 충분히 두지 못한다. 이 때문에 책상 위에 반투명 가림막을 믿고 제자리에서 마스크를 벗고 점심식사도 하게 된다.

지난 23일 오후 4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이나 자가격리 판정을 받아 등교하지 못한 고등학생 수는 최근 꾸준히 늘더니 1000명을 넘겨 1159명으로 집계됐다. 수험생 주변의 감염 위험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교육부는 이 중 고3 학생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질병관리청과 규모를 공유하며 대비 중이다. 정부와 방역당국은 현재 확진자 수험생을 위한 병상 120개와 격리자를 위한 별도시험실 754개실을 확보한 상태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18일 오전 대구 중구 중앙고등학교 고3 수험생들이 마지막 학력평가를 치르고 있다. 2020.11.18.lmy@newsis.com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자가격리 또는 확진된 수험생 수를 공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수능 당일 공개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확진 또는 자가격리된 1159명 중 일부는 수능 당일 일반시험장에 못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교육부는 확진자나 자가격리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일반 시험장을 찾을 경우 시험을 볼 수 없을 뿐더러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수험생들이 주로 가입하는 '수능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며' 포털사이트 카페에는 "여러분 집공(집에서 공부한다는 뜻의 축약어)하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여기 확진자가 많아서 도서관도 스터디카페도 독서실도 불안하다"며 "수능 다음 논술도 있어서 남은 일주일은 집에서 사리는 게 맞겠죠?"라며 동의를 구했다.

다른 수험생들도 "저희도 논술까지 있어서 온식구 방콕이다" "저 때문에 언니도 외출금지 당했다" "스터디카페 다니는데 마스크를 너무 안 낀다. 옆옆 사람은 마스크를 안 끼고 기침한다"고 불안함을 토로했다.

현재 확진돼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있는 학생들은 수능 1주 전인 26일 퇴원 일정에 따라 어디에서 시험을 보게 될 지가 결정된다. 또한 수능 하루 전인 2일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수험생은 당일 결과를 우선 통보받게 된다.

수험생의 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국의 고등학교는 오는 26일부터 원격수업으로 모두 전환한다. 지역 상황에 따라 더 빨리 원격수업을 실시하는 곳도 있다. 학원과 교습소도 대면수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안전하게 집에 머물며 공부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23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전까지 최대한 감염에 노출되지 않게끔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고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하며, 가더라도 마스크를 항상 쓰고 마스크를 벗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등 노력이 1차로 중요하다"며 "수험생을 둔 가족분들의 노력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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