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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 하나 쯤 괜찮겠지' 공동체 안전 해친다
입력 2020.11.23. 18:32 수정 2020.11.23. 20:01 댓글 0개광주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의 방역 의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듯해 우려스럽다. 도심 유흥가는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이고 다중이용시설들에선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가 10개월 가량 지속된 탓에 위기감에 내성이 생기고 있는 건 아닌 지 모를 일이다.
혹시 '나 하나 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그 배경에 자리하고 있다면 심각하다. 코로나19는 특정 개인에 한정할 일이 아니다. 지역사회 공동체의 안위가 걸린 문제다. 그동안 한 개인의 일탈이 소속 집단은 물론 학교, 시설, 골목상권까지 송두리째 집어삼켰다는 사실을 망각해선 안된다.
광주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맞은 지난 주말 본보 취재진이 둘러 본 동구 구시청사거리는 말 그대로 불야성이었다고 한다. 이곳은 대표적인 광주의 유흥시설 밀집지역 중 하나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만남의 성지로 통할 정도다.
실제 본보 취재진이 찾은 지난 21일 토요일에도 이곳은 젊은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주점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느라 앞뒤 간격을 무시한 채 긴줄이 늘어서 있을 정도였다. 주점 내부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꽉 들어찬 젊은이들이 방역수칙 안내문이 무색할 만큼 다닥다닥 붙어앉아 술을 마시거나 춤을 추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 속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한 젊은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한 예식장에선 입장 인원 제한에 따른 방역의 사각도 발견됐다. 식장 안 보다는 오히려 입장하지 못한 하객들로 넘쳐난 로비가 위험지역이었다. 이곳에서도 거리두기는 아예 찾아볼 수 없었고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불안불안하다. 방역수칙은 뒷전인 채 지금의 코로나19 기세가 꺾이길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최근 4차 재유행 우려 속에 집콕(집에 머무름)족이 늘고 있다고 한다. 감염 우려 때문인데 주목할 만하다. 공동체 안전을 지키는 최선의 방역 기준은 바로 나 자신의 안전이다. 그래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다. 거리두기와 개인위생수칙 준수 의지를 다잡아야 할 때다.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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